‘신인왕’ 송민혁 “제네시스 포인트 5위와 첫 우승 자신있다”

입력 2025-05-10 00:20

“신인상과 우승 중 하나를 택하라고 한다면 신인상 수상이 목표다.”

‘우량 기대주’ 송민혁(21·CJ)이 작년에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데뷔를 앞두고 밝힌 포부다. 그가 바란 대로 2024시즌 KPGA투어 신인상(명출상)은 송민혁의 몫으로 돌아갔다. 과정은 극적이었다. 시즌 내내 김백준(23·팀 속초아이)에게 뒤져있다가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공동 2위 입상으로 역전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투어 2년 차가 된 그가 올 시즌에 이뤄내고 싶은 목표는 뭘까. 송민혁은 “제네시스 포인트 ‘톱5’에 드는 게 1차 목표다. 거기에 투어 첫 승까지 하는 거로 잡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치러진 3개 대회 성적은 기대 이하다. 무엇보다도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서는 컷 탈락한 게 실망스럽다. 송민혁은 다음 대회인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4위에 입상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막을 내린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공동 40위라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송민혁으로서는 결코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였다.

대회 개최지인 남서울CC가 그에게는 ‘텃밭’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마추어 국가대표 시절인 2023년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공동 2위에 입상하는 등 그동안 남서울CC에서 열린 대회에서 펄펄 날았다.

송민혁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코스다. 그래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라며 “딱히 안되는 게 없었지만 굳이 꼽으라면 두 번째 샷 포지셔닝이 생각대로 안 됐다. 아마 이번에도 의욕이 앞섰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부진 원인을 분석했다.

송민혁은 2020년 국가상비군, 2021~2023년까지 국가대표로 활동했다. 아마추어 시절 우승이 자그마치 15차례나 된다. ‘누적 2년 이상 국가대표로 활동한 자’ 규정에 의해 KPGA 투어프로 자격을 획득했고 2023년 말에 KPGA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QT)에서 수석 합격해 KPGA투어 데뷔했다.

한 차례 ‘톱10’에 그친 시즌 초반 3개 대회 성적으로 송민혁의 2025시즌을 평가한다는 건 섣부른 예단이다. 송민혁은 누구보다도 더 단단하게 올 시즌을 준비했다. 그는 작년 겨울에 베트남 호치민 로얄 롱안CC서 국가대표 선배 출신인 스윙코치 이재혁 프로와 함께 혹독한 훈련을 했다. 송민혁은 “지금껏 훈련 중 가장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온종일 쇼트 게임을 하거나 샷을 가다듬는 등 다양하게 연습했다”며 “당연히 효과가 있다. 그래서 올 시즌이 더 기대된다”고 했다.

송민혁이 지난 4월 서원밸리CC에서 열린 KPGA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 마지막 날 1번홀에서 호쾌한 드라이버샷을 날리고 있다. 지난 겨울 혹독한 훈련으로 드라이버 비거리를 10m가량 늘린 송민혁은 쇼트 게임까지 개선해 올 시즌 비상을 꿈꾼다. KPGA 제공

그중에서도 가장 고무적인 것은 드라이버 비거리가 작년보다 10m 늘어났다는 사실이다. 송민혁은 “비거리가 작년에 비해 10m 정도 늘어 지금은 270m는 편안하게 간다”고 귀띔했다. 중학교 시절 비거리가 짧아 친구들이 아이언 잡을 때 우드로 공략해야만 했던 ‘짤순이’의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물론 쇼트 게임 능력도 작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좋아졌다. 올 시즌이 기대되는 요인은 또 있다. 작년 시즌 내내 자신을 괴롭혔던 손목 인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것이다. 그는 “부상 부위는 완전히 좋아졌다”라며 “내친김에 현재 68㎏인 체중을 75㎏까지 늘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지금보다 더 파워풀한 스윙을 위해서다. 그동안 체중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건 아니다. 웨이트도 많이 했고 음식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문제는 체질이다. 그는 “운동을 열심히 할수록 근육량은 늘고 체지방은 빠지는 체질”이라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구력이 좋아 체력이 달린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송민혁에게는 올해 꼭 우승하고 싶은 대회가 있다. 남서울CC 못지않게 강점이 있는 제주도 서귀포시 소재 핀크스GC에서 오는 15일 개막하는 SK텔레콤 오픈이다. 그는 2023년 대회에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해 공동 3위에 입상한 바 있다. 게다가 이 대회는 자신이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최경주(54·SK텔레콤)가 ‘호스트’ 역할을 하는 대회여서 더 욕심이 난다.

최경주재단 골프 꿈나무 출신인 송민혁은 “처음 골프를 시작할 때부터 롤 모델은 최경주 프로님이었다”라며 “최경주 프로님처럼 인성과 실력을 두루 갖춘 선수가 되고 싶다. 바람이 있다면 올해 SK텔레콤 오픈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최 프로님과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서 경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