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사진)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는 7일 “저는 투표용지 인쇄 직전까지 국민들을 괴롭힐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대선 후보 등록 기간인 오는 10~11일을 넘겨 투표용지 인쇄를 시작하는 25일까지 단일화 논의를 지지부진 끌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담판에 앞서 배수의 진을 친 것이라는 평가다.
한 후보는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적 줄다리기는 하는 사람만 신나고 보는 국민은 고통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그런 짓을 저는 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후보는 “저는 단일화의 세부 조건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며 “단일화 절차는 국민의힘이 알아서 정하면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이미 단일화 방식에 대한 모든 결정을 국민의힘에 일임했다”며 “결정하고, 바로 실행하면 된다. 저에게 물을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아무런 조건 없이 응하겠다는 게 원칙이라는 말도 했다.
한 후보는 단일화 방식에 대해서는 “여론조사도 좋고 TV토론도 좋다”며 “공정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지는 어떤 절차에도 아무런 불만 없이 임하고 결과에 적극 승복하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 측 관계자는 “단일화를 두고 줄다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데드라인은 후보 등록 전인 11일까지”라고 공언했다.
한 후보는 ‘의원내각제 개헌주의자’라는 일각의 지적도 반박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항간에 제가 내각제를 추진하려고 한다는 오해까지 있다”며 “헌정회가 준비한 헌법 개정안에 대해 설명을 듣고 국민들이 정말 환영할 만한 방안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헌정회 개정안은 대통령 4년 중임제 등을 담고 있는데, 이는 내각제 개헌과 무관하다는 취지였다.
한 후보는 1호 공약으로 부총리급의 ‘AI(인공지능)혁신전략부’를 신설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한 후보 캠프의 윤기찬 정책대변인은 “과학기술·환경·AI를 하나의 전략 축으로 통합하겠다”며 “각 부처에 산재해 있는 기능을 통합해 과학기술과 산업 혁신 역량이 AI혁신전략부에 집중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는 특히 AI 인프라 구축에 역점을 뒀다. AI 기술 핵심인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2030년까지 50만장 확보하겠다는 계획이 핵심이다. AI 인재 유치를 위한 ‘우수 신진인재 육성기금’ 1조원을 조성하고, 핵심 인재에게는 아파트를 특별 공급하는 등의 방침도 포함됐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