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단일화 약속 지켜라”… 당 원로·권성동 단식 돌입

입력 2025-05-07 18:43 수정 2025-05-08 00:12

국민의힘은 7일에도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김문수 대선 후보에게 단일화 논의에 조속히 나서줄 것을 압박했다. 지난 5일 이후 사흘째 같은 내용의 의총이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당 원로들은 단일화를 촉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당 지도부는 찬성이 80% 넘게 나온 전 당원 대상 단일화 찬반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TV토론회와 경선 여론조사 등 단일화를 위한 로드맵을 두 후보 측에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심야 의총에서 “오늘 김문수·한덕수 두 후보간 만남이 성과 없이 끝났다”며 “이재명 세력은 대한민국 헌정질서의 마지막 숨통까지 끊어버리려 하는데, 우리는 단일대오조차 꾸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어 김 후보를 향해 “경선 당시 ‘신속한 단일화’를 약속했다. 최고 정치인을 지향하는 정치인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김 후보의 결단을 호소하며 단식을 선언했다. 앞서 김무성 유준상 국민의힘 상임고문 등 당 원로들도 당사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전 당원 대상 단일화 찬반 여론조사를 해 결과를 공개했다. 단일화 찬성은 82.82%로 반대(17.18%)를 압도했다. 단일화 시점과 관련해 ‘후보 등록 전’ 응답도 86.7%로 ‘후보 등록 후’ 13.3%보다 월등히 높았다.

당 지도부는 이런 결과를 공개하며 TV토론회와 경선 여론조사를 포함한 단일화 절차를 강제로 진행하는 방안에 대해 의원들의 뜻을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당원의 의사가 가장 중요한 행동의 준거가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의원들은 반대 뜻을 밝혔다고 한다. 윤상현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이런 식으로 강제하게 되면 당은 더욱더 법적인 공방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 경선 과정에서부터 단일화 문제를 핵심 이슈로 몰고 간 당 지도부와 친윤(친윤석열)계에 대한 비판도 확산하고 있다. 2차 경선에서 탈락 후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 “용산과 당 지도부가 합작해 느닷없이 한덕수를 띄우며 탄핵 대선을 윤석열 재신임 투표로 몰고 가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홍 전 시장은 현재 당이 김 후보를 압박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왜 김문수를 비난하는가. 김문수는 니들의 음험한 공작을 역이용하면 안 되나. 니들이 한 짓은 정당하냐”며 당내 주류 세력을 작심 비판했다.

한동훈 전 대표도 페이스북에 “우리끼리 상투 붙잡고 수염 잡아 뜯으면서 드잡이할 정신이 있나. 국민들 보기에 부끄럽고 죄송하지 않나”라는 글을 올렸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