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5월 9일] 용서와 화해의 길

입력 2025-05-09 03:04

찬송 : ‘나 같은 죄인 살리신’ 305장(통405)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창세기 45장 1~15절

말씀 : 형제들에게 팔려 노예가 되고, 오랜 고난과 오해 속에 살았던 요셉이 마침내 자신의 정체를 형제들에게 밝히는 장면입니다. 상처와 분노로 가득할 수 있는 자리에서, 요셉은 복수 대신 용서, 거절 대신 화해를 선택합니다. 이 장면은 단지 개인적인 감정 조절의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질서가 가정 안에서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본보기입니다.

첫째 하나님의 시선으로 자신의 인생을 해석한 사람만이 진정한 용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요셉은 형들에게 “당신들이 나를 이곳에 팔았다고 해서 근심하지 마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이다”라고 말합니다. 요셉은 상처와 억울함 속에 머물지 않고, 하나님 섭리의 눈으로 자신의 고난을 재해석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인생이 형들의 잘못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손길 아래 있었다는 것을 믿었습니다. 이는 로마서 8장 28절의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는 말씀의 선포와 맞닿아 있습니다.

둘째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경험한 사람만이 형제를 용서할 수 있습니다. 요셉은 자신을 팔았던 형들에게 “나는 당신들의 동생 요셉이니 당신들이 애굽에 판 자라”라고 말하지만 정죄하지 않고 울며 그들을 안습니다. 요셉이 이토록 놀라운 용서를 행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하나님으로부터 많은 은혜를 입었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요셉의 용서는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받은 자가 그 은혜를 흘려보내는 모습일 뿐 아니라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의 모형이기도 합니다(골 3:13).

셋째 용서는 화해로 나아가는 공동체를 세웁니다. 요셉은 형제들을 용서했을 뿐 아니라 그들을 회개에 이르도록 돕고, 위로하고, 책임지고, 가족 공동체로 회복시키는 데까지 이끌었습니다. 그의 용서는 형제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죄를 마주 보게 했고 진심 어린 회개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를 아는 한 사람의 용서가 가정 전체의 회복과 미래 세대를 위한 믿음의 길을 열어간 것입니다.

오늘 우리 가정에서도 이런 용서와 화해의 길이 필요합니다. 먼저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한 사람이 가정 안에 있다면 그 사람이 요셉처럼 하나님의 시선으로 과거를 해석하고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상처보다 은혜가, 정죄보다 용서가 흐르는 가정, 그것이 하나님 나라의 가치가 실현되는 가정입니다.

기도 : 하나님 아버지, 요셉의 용서와 화해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질서를 다시 바라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우리 가정에도 상처와 오해가 있다면 주님의 은혜로 그것들을 덮게 하시고, 요셉처럼 하나님의 손길을 믿으며 먼저 용서하고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주님의 은혜가 가정 안에 흐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유병용 목사 (로뎀나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