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상병 사건 조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대통령실에 대한 첫 압수수색에 나섰다. 2023년 8월 수사에 착수한 지 1년9개월여 만이다.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는 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약 6시간 만인 오후 5시30분쯤 집행을 중지했다.
압수수색 시도 대상엔 이른바 ‘VIP 격노설’이 불거졌던 2023년 7월 31일 전후 진행된 국가안보실 회의 자료와 대통령실 출입 기록,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에게 전화를 걸었던 대통령실 내선번호 ‘02-800-7070’의 서버 기록이 포함됐다. 공수처는 자료 제출 방식과 범위 등을 놓고 대통령실 측과 협의하다 철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수처는 “집행과 관련해 계속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수처는 해병대 수사단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을 채상병 사건 책임자로 지목해 경찰에 넘기는 과정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 대통령실·국방부 관계자들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압수수색영장엔 윤 전 대통령이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로 적시됐다. 공수처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내란 사건 수사를 위해 채상병 수사를 잠정 중단했다가 최근 재개했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