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민주당 강세 지역인 전북을 찾아 “죽지 않고, 죽을 힘을 다해 반드시 새로운 나라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 공판 연기로 사법 리스크 부담을 덜어낸 이 후보는 문화계 인사와 지역 노인들을 만나며 2박3일간의 2차 ‘경청 투어’를 마무리했다.
이 후보는 첫 일정으로 찾아간 진안군 고원시장에서 주민과 지지자들에게 “‘내 정적 어떻게 죽여볼까’ ‘내 가족, 친구들 범죄를 어떻게 덮어볼까’ 그러다 결국 생각해낸 게 비상계엄 아닌가”라며 “진짜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의 행복만을 위해 존재하는 민주공화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새 출발의 기일이 6월 3일 맞느냐. 여러분 손으로 새로운 세상을 시작할 준비 되셨느냐”며 호응을 유도했다.
발언 말미에 “죽지 않겠다”고 말한 이 후보는 자리를 옮겨서도 ‘생존’을 언급했다. 이날 오후 전주에서 K콘텐츠산업 진흥 간담회를 가진 그는 인상 깊은 영화로 미국 개척시대 사냥꾼의 생존과 복수를 다룬 2016년작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를 꼽았다. 이 후보는 “제가 어려울 때 그 영화를 보면서 ‘살아 남아야지’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또 “제가 사는 게 영화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국내 콘텐츠산업의 위기와 해법을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는 영화 ‘국제시장’ 등을 연출한 윤제균 감독, 드라마 ‘더 글로리’의 김은숙 작가 등 창작자들이 참석했다. 이 후보는 “문화는 산업으로서도 하나의 유망한 영역”이라며 “그런 문화산업을 키우려면 생태계를 조성해야 하는데, (해외 자본 등) 공룡이 막 풀밭을 밟고 있다. 그걸 지켜내는 게 정부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어버이날인 8일을 하루 앞두고 노령층 유권자들과도 대화하며 접촉면을 넓혀갔다. 익산에서 대한노인회 익산지회 임원들과 만난 그는 “우리 어르신들은 (한국을)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선진국 반열에 오르게 한 산업 역군인데 노후가 매우 불안정해 걱정이 많으실 것”이라며 “노인 빈곤에 각별히 신경쓰겠다”고 공언했다.
송경모 기자, 전주=송태화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