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연휴 마지막 날인 6일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파열음과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며 대선 주자로서의 ‘마이 웨이’를 보여준 것이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김 후보 방문 현장을 찾아가 단일화 관련 피켓 싸움을 벌였다.
김 후보는 6일 경북 영덕에서 포항을 거쳐 경주까지 이동하는 TK 일정을 소화했다. 김 후보는 오전 이철우 경북지사와 영덕읍 따개비마을을 방문해 산불 피해 복구 현장을 살폈고, 오후에는 포항 죽도시장을 찾아 시민들을 만났다. 경주 APEC 준비지원단도 방문했다.
김 후보는 당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단일화 갈등과는 거리를 두려 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김 후보가 방문하는 곳마다 단일화 이슈가 중심이 되는 분위기였다. 한 시민은 죽도시장에서 김 후보를 기다리며 “김문수고 한덕수고 이재명한테 이기기만 하면 된다”며 “당 지도부가 김 후보를 무시한다”고 소리를 높였다. 단일화를 서두르라는 측과 반대하는 측 간 피켓 실랑이도 벌어졌다. 골판지 뒷면에 마커펜을 이용해 큰 글씨로 ‘양보하지 마세요’라고 쓴 남성은 죽도시장 일정 내내 김 후보를 따라다니며 “경선은 미쳤다고 했나. 양보하지 마세요’라고 외쳤다. 반면 다른 남성은 흰 종이에 ‘시간이 없다. 빨리 단일화하시라’고 적어 김 후보를 향해 들어 보였다.
예정됐던 김 후보 일정도 결국 단일화 문제로 꼬였다. 그는 애초 경주 황리단길을 찾아 시민들을 만난 뒤 저녁에는 대구로 이동해 선거운동을 이어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설득하러 온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과 만난 뒤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일정 중단을 선언하고는 상경했다. 김 후보는 이날 모든 일정에서 기자들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김 후보는 당내에서 후보 단일화 찬반투표 언급이 나온 시점부터 입장문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경주=성윤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