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로 하나된 청소년들 “예배·기도가 좋아졌어요”

입력 2025-05-07 03:01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북부수자원생태공원 축구장에서 지미 랄시 브레이크웨이아웃리치 선교사가 JC리그 참가자들에게 축구를 가르치고 있다. JC리그 제공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북부수자원생태공원 축구장. 디딤돌교회 청소년팀 ‘레온앙겔레스FC’와 부천 참빛교회·선교단체 지저스무브먼트 학생들이 연합한 ‘믹스팀’이 청소년 축구 선교 플랫폼 JC리그 친선 결승전에서 맞붙었다. 늦봄 햇살이 경기장을 물들인 가운데 호루라기 소리가 울리자 양 팀의 크고 작은 청소년들이 공을 쫓아 뛰기 시작했다. 작전을 짜고 아이들을 응원하는 사역자들, 포옹하며 기뻐하는 선수들이 그려낸 경기장 풍경엔 온기가 가득했다.

JC리그는 ‘예수 그리스도(Jesus Christ)’의 이름에서 따온 청소년 축구 선교 플랫폼이다. 박래성 목사가 이끄는 지저스무브먼트가 주최하고 디딤돌교회(박래성 목사)와 위틴즈페스티벌이 협력한다. 올해로 두 번째 시즌을 맞은 리그에는 총 10개팀, 청소년 100여명이 참가했다.

이번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레온앙겔레스FC는 디딤돌교회 한 청년이 다음세대 전도를 위해 자발적으로 시작했다. 이 팀은 매주 토요일 새벽기도로 하루를 열며 연습을 시작한다. 연습은 예배와 말씀 공부로 마무리된다. 축구가 좋아서 왔다가 자연스레 복음을 접하고 공동체에 스며드는 구조다. 이날 경기를 뛴 이재준(18)군은 “잃어버렸던 꿈을 다시 찾았다”고 말했다. 이군은 초등학생 때까진 교회를 다녔지만 이사와 가정환경 탓에 멀어졌다. 코로나 시기엔 게임에 빠져 지냈다. 그런데 축구를 위해 참여한 팀을 통해 교회와 다시 연결됐고 지금은 ‘스포츠 선교사’의 꿈을 키우고 있다. 이군은 “저처럼 방황하던 친구들도 축구를 통해 교회에 왔고, 몇 명은 신앙생활에 정착했다”고 말했다.

권율(13)군은 이날 부심으로 경기에 참여했다. 모태신앙으로 교회를 다녔지만 예배가 지루했다던 권군은 팀원들과 함께 훈련하고 기도하면서 “예배드리는 게 자연스럽고 즐거워졌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JC리그는 박 목사가 10대 청소년을 교회로 이끌 방법을 놓고 기도하던 중 떠올린 아이디어였다. 축구라는 매개체는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리그 참가 조건은 단 하나 ‘교회 출석’이었다. 한 교회는 축구팀이 입소문을 타면서 단 한 명뿐이던 청소년부가 23명으로 늘어났다. 박 목사는 “경기를 뛰기 위해 비신자 청소년이 친구를 따라 교회에 등록하고, 자연스럽게 기도 모임이 생기면서 다시 그 친구들이 교회와 리그에 함께 참여하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청소년 스포츠선교단체 브레이크웨이아웃리치(Breakaway Outreach) 소속으로 JC리그 활동을 지원해 온 지미 랄시(54) 선교사는 “JC리그는 예수님의 몸인 교회가 운동을 통해 하나 됨을 이루는 장”이라고 말했다.

JC리그는 이달부터 오는 9월까지 하프 리그와 토너먼트전을 벌여 10월 챔피언십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 목사는 “축구는 청소년 복음화의 열쇠”라며 “앞으로 이 사역이 전국 각지로 확산돼 더 많은 다음세대가 복음 안에 세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천=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