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대상 이주민 많은데…” 사역자, 교회 동역 호소

입력 2025-05-07 03:02
오륜교회 ‘이주민사역자 리조이스’에 참석한 이주민 사역자들이 6일 강원도 춘천 남이섬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선교사가 왜 한국에서 사역하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아요. 비행기 타고 해외에 나가 복음 전하는 사역만 선교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교단이나 목회자들 사이에선 인식이 개선되고 있지만 교인들에게 이주민 사역은 여전히 생소한 영역이에요.”

이주민 사역자인 남궁성 베트남친구들선교회 목사가 6일 경기도 가평 오륜비전빌리지에서 한 말이다. 서울 오륜교회(주경훈 목사)가 5일부터 사흘간 진행하는 ‘이주민사역자 리조이스’ 행사에서다. 이 자리엔 23쌍의 이주민 사역자 부부가 참석해 고민을 나누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남궁 목사는 2023년 10월 경기도 광주에 선교회를 개척한 뒤 서울장신대와 서울신대에 다니는 유학생과 지역 내 다문화 자녀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그는 “10여년 전 선교를 준비하면서 베트남 국민 10명 중 7명이 40세 이하인 걸 알게 됐다”며 “새삼 눈을 돌리니 우리나라에도 베트남 청년이 적지 않게 살고 있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다음세대 땅끝 선교가 가능하다는 생각에 베트남 이주민 사역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복음을 전할 베트남 이주민은 많지만 한국교회와의 동역은 희망사항에 그치고 있다. 남궁 목사는 “한국교회에 협력과 후원을 요청해도 현실은 혼자 거의 모든 사역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내 이주민 사역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혜연 갓즈드림교회 사모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김 사모는 중국 한족 출신 남편 유요셉 목사와 함께 서울 건국대 인근에 교회를 개척한 뒤 중국과 대만에서 온 유학생과 직장인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그는 “이주민과 제자훈련을 이어가거나 공동체를 형성하는 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며 “적지 않은 인원이 1~3년 사이에 귀국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떠나 깊은 관계를 이어가는 게 어렵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만큼 재정적인 어려움이 적지 않은데 우리나라 거주 이주민 사역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아 후원과 협력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사역을 이어가는 이주민 사역자를 위해 오륜교회 성도 100여명도 가정의 달 황금연휴를 반납했다.

의료선교팀에선 부부상담 침술 수액 치료 등 봉사에 나섰고 교회 중창단은 위로와 격려가 담긴 찬양으로, 미디어선교부는 가족사진 촬영으로 사역자들에게 추억을 선물했다. 교인들은 이주민 사역자와 현장 이주민을 위한 옷 1000여벌도 준비해 전했다.

주경훈 목사는 “섬김이 가장 절실한 현장 사역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각자의 자리에서 나그네 된 이들을 섬기는 이주민 사역자들을 진심으로 축복하며 위로와 기쁨이 가득하길 바라며 기도한다”고 전했다.

가평·춘천=글·사진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