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관련된 보도가 미국 최고 권위의 언론·예술상인 퓰리처상을 휩쓸었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발표한 제109회 퓰리처상 속보 기사 부문 수상자로 지난해 7월 13일 트럼프 대통령 피격 사건을 보도한 워싱턴포스트(WP) 취재팀을 선정했다. 뉴욕타임스(NYT) 더그 밀스 기자는 같은 사건에서 트럼프 머리 옆을 스쳐가는 총알을 포착한 사진 등으로 속보 사진 부문을 수상했다.
만화·삽화 부문에서도 트럼프 풍자 만화를 그린 작가가 수상자가 됐다. WP의 만평 작가로 사주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를 비롯한 빅테크 거물들이 트럼프에게 돈다발을 바치는 장면을 그린 만평이 게재 거부를 당하자 사직한 앤 텔네이스가 주인공이다. 선정위는 텔네이스에 대해 “능숙하고 창의적으로 힘 있는 인물과 기관을 비판했고, 17년간 재직한 조직을 떠날 정도의 용기를 갖췄다”고 치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취재팀은 트럼프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연대기적 보도로 국가 보도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들은 머스크의 정치적 성향이 변모한 과정과 약물 오남용 의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등을 추적했다.
퓰리처상에서 가장 중요한 상으로 꼽히는 공공서비스 부문은 탐사보도 전문매체 프로퍼블리카에게 수여됐다. 이들은 엄격한 낙태법이 적용되는 주에서 의사들의 늑장 대처로 사망한 산모들의 사례를 보도했다. 프로퍼블리카는 지난해에도 미 연방대법관의 도덕성 문제를 파헤친 기사로 공공서비스 부문을 수상했다.
미국 언론인 조지프 퓰리처의 이름을 따 1917년 탄생한 퓰리처상은 컬럼비아대 저널리즘스쿨에서 주관하며 매년 언론 15개 부문과 예술 8개 부문에 대해 시상한다. 올해 예술 분야 소설 부문은 퍼시벌 에버렛의 장편소설 ‘제임스’가 수상했다. 흑인 노예 짐의 관점에서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