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선 출마… “개헌 완료 후 3년차 퇴임”

입력 2025-05-02 19:15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기 위해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한 전 총리 오른쪽부터)가 함께 회견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즉시 개헌, 통상 해결, 국민 통합을 약속하며 6·3 대선에 공식 출마했다. 대통령 취임 첫해에 개헌안을 마련해 3년 차에는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게 그가 내건 첫 공약이다. 한 전 총리는 “헌법 개정에 찬성하는 분들과는 어느 누구와도 협력할 것”이라며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를 포함한 ‘빅텐트’ 구상을 밝혔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민생도 경제도 외교도 개혁도 안 된다”며 “국민의 선택을 받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전 총리는 “나라와 국민의 미래가 아니라 개인과 진영의 이익을 좇는 정치싸움이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며 “통상외교까지 정쟁 소재로 삼는 현실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오랜 공직생활 중 목도한 거대 양당의 극단화, 그에 따른 사회 분열을 대선 출마 이유로 설명한 것이다.

한 전 총리는 대통령에게 권한이 집중된 ‘87년 헌정체제’를 고친 직후에 하야한다는 임기 단축 개헌을 약속했다. 그는 “취임 첫해에 개헌안을 마련하고 2년 차에 개헌을 완료하고 3년 차에 새로운 헌법에 따라 총선과 대선을 실시한 뒤 곧바로 직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여러 정부와 많은 정치인이 개헌을 약속했지만 자기 차례가 돌아오면 슬그머니 태도를 바꿨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분명한 개헌 메시지를 내지 않는 점을 겨냥한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현안인 미국과의 통상 압박을 해결하고 국민 통합을 이룰 적임자라는 주장도 출마선언문에 담겼다. 한 전 대행은 “저는 우리나라 첫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냈고 경제부총리, 국무총리에 이어 주미대사를 지냈다”며 “이 일을 가장 오래 해온 사람이고 가장 잘할 사람이라고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전북 전주가 고향인 그는 “남북이 나뉜 것도 통탄할 일인데, 좌우로 동서로, 남성과 여성으로, 중장년과 청년으로 계속 갈라져야 하겠느냐”며 “보수 혼자 산업화를 이루지 않았고 진보 혼자 민주화를 이루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