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내 아리송한 중원 표심… 충청 민심은

입력 2025-05-02 02:01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일 중원 공략을 위해 대전 동구 중앙시장을 찾아 상인과 악수하고 있다. 김 후보의 충청권 방문은 출마 선언 후 처음이다. 연합뉴스

“누가 됐든 이재명 이기면 되는 거 아녀?” 1일 대전 중앙시장에서 만난 여러 시민들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누가 될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보수 성향이라거나 국민의힘 지지층이라고 밝힌 시민 중에서도 누가 최종 후보가 돼야 한다고 선뜻 말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김문수 후보와 한동훈 후보 가운데 1명의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이틀 앞두고도 아직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많았다. 2일 출마 선언을 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포함해 보수 대선 주자들 중 누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이길 대항마가 될지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컸다.

국민의힘 지지자라고 밝힌 50대 여성은 “이재명이 대통령 돼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러면서도 “김문수·한동훈 중 누가 돼야 할지는 모르겠다”며 “여론조사 전화도 걸려오는데 응답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른 40대 남성은 “내가 찍은 대통령은 다 탄핵됐다”며 “이번엔 투표 포기할 것”이라고 자조했다.

김·한 후보에 대한 평가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두부가게를 운영하는 이모(43)씨는 “김 후보가 제일 사람이 괜찮다. 청렴하고 재산도 제일 적다”면서 “한 후보는 검사 출신에 어쩔 수 없는 ‘윤석열 라인’ 아니냐. 배신자 프레임도 벗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어묵을 파는 장모(75)씨는 “김 후보는 청렴결백하긴 한데 나이가 많고 좀 약해 보인다”며 “그에 비해 한 후보는 똑똑하고 나이도 젊다. 한동훈이라야 이긴다”고 했다.

두 후보가 아닌 한 권한대행을 대안으로 꼽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잡화가게를 운영하는 70대 양모씨는 “김 후보가 점잖고 무게감이 있다”면서도 “민주당을 이기려면 한덕수가 낫지 않겠나. 공직에 오래 있었고, 총리 하면서 많이 배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발가게 주인인 이모(68)씨도 “다음 대통령은 누가 되든 경제를 살리고 분열된 국론을 통합해야 한다”며 “한덕수가 나오면 지지할 마음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김 후보는 이날 충청·대전을 찾아 ‘중원 공략’에 나섰다. 오전에는 최민호 세종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를, 오후에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영환 충북지사를 잇따라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의 충청권 방문은 출마 선언 후 처음이다. 그는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에 대해서는 “한 권한대행이 후보 등록을 하면 구체적으로 단일화 이야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대전=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