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며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주도해온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지난 30일(현지시간) 각료회의 참석을 끝으로 백악관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고 CNN이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의 실적 악화와 머스크의 워싱턴 근무에 화가 난 테슬라 이사회가 한 달 전부터 머스크를 대신할 후임 CEO를 찾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가 백악관을 떠나는 것이 이같은 움직임과 관련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CNN은 “머스크가 이날 백악관 회의에서 트럼프 내각과 함께 일한 것은 영광이었다며 트럼프 행정부에서 물러날 것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면서 “그러나 이 나라 대다수 국민들은 당신에게 존경과 감사함을 갖고 있고, 이 방에 있는 모두는 당신이 엄청난 도움이 됐다고 강력하게 말할 수 있다”고 치하했다. 회의에 참석한 각료들은 머스크에게 박수를 보냈다.
사실상 머스크가 백악관을 떠나는 장면으로 보이지만, 백악관은 머스크가 각료회의에 계속 참석할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지난주 머스크는 “다음 달(5월)부터는 테슬라에 내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머스크는 반트럼프 운동의 타깃이 돼 왔다.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테슬라 불매 운동이 벌어졌고, 테슬라 주가는 올들어 25%나 하락했다. 머스크는 백악관에서도 인사 문제 등으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갈등을 빚었다.
WSJ에 따르면 테슬라 이사들은 지난 3월부터 차기 CEO를 물색하기 위해 여러 구인 업체와 접촉했다. 테슬라 이사회는 당시 머스크에게 테슬라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며 그렇게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할 것을 요구했다.
테슬라는 이날 로빈 덴홈 이사회 의장 명의의 성명에서 “오늘 아침 테슬라 이사회가 CEO를 찾기 위해 구인 업체와 접촉했다는 잘못된 보도가 있었다”며 “이는 완전히 거짓”이라고 발표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