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6·3 대선 출마를 위해 1일 국무총리직에서 사퇴하면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약 5개월 동안 4번이나 군 통수권자가 교체되게 됐다. 계엄 여파로 군의 주요 지휘부 공백이 큰 상황에서 군 통수권자의 잦은 교체로 기강 해이와 안보 공백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 권한대행의 사퇴로 국군 통수권은 다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갖게 됐다. 군 통수권은 지난해 12월 1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한 권한대행으로 넘겨졌었다. 이후 같은 달 27일 한 권한대행 탄핵안 통과로 최 부총리에게 넘겨졌다가 지난 3월 24일 한 권한대행 탄핵 기각으로 다시 한 권한대행에게 돌아갔다.
북한의 도발 등 안보 위기 상황 시 전군을 지휘해야 하는 군 통수권자가 몇 개월 새 여러 차례 바뀌자 군 안팎에서는 안보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군은 12·3 비상계엄 이후 이미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육군참모총장 등 주요 지휘관이 직무대행 또는 대리 체제로 유지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통수권자의 직접 지휘를 받는 윗선들은 안정적인 통수권자가 있을 때보다 불안 요소가 당연히 있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대선까지 군 지휘부 충원 및 교체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 권한대행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사퇴 전 마지막 일정으로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철저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한 치의 빈틈도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다시 권한대행직을 맡게 된 최 부총리 역시 최우선적으로 군에 경계 강화 등을 지시할 것으로 보인다. 최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27일 권한대행직을 맡게 되자 바로 김명수 합참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군 경계 강화를 주문했다. 그러나 경제 사령탑 역할에 대선 관리 등 감당해야 할 중대 현안이 많아 업무 가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선 부대에 있는 군 간부는 “통수권자가 바뀌면 오히려 안보 공백을 우려해 더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특이 동향이 있거나 상황상 필요하다면 경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