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역협상에 매우 진취적”… 곧 타결될 것처럼 말하는 美

입력 2025-05-01 18:54
지난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 투자’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의 무역 협상에 대해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스채널 ‘뉴스네이션’과의 전화 대담에서 ‘한국·일본·인도와 협상이 타결됐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들과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며 “100개 이상 국가가 우리와 협상을 체결하기 위해 아침과 밤낮으로 절실하게 전화하고 있다. 훌륭한 합의를 맺을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는 이어 “나는 언제든 협상을 중단하거나 관세를 부과할 수 있지만 한국·일본과는 협상하고 있다”며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 우리가 유리하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을 원하지 않지만 그들은 우리를 뜯어내고 있다”며 “한국은 우리를 속여 왔다. 우리는 그들의 군대에 돈을 대는데 그들은 무역에서 우리를 이용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발언은 ‘관세가 미국 소비자에게 타격을 준다’는 진행자의 지적에 반박하면서 협상의 주도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강조하려 한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협상이 조속히 타결될 것처럼 해석될 수 있는 그의 발언은 한국 정부 입장과는 배치된다. 한국 정부는 4월 24일 워싱턴DC에서 한·미 장관급 통상 협의를 마친 뒤 상호관세 유예 기간이 만료되는 7월 8일까지 협상 기반을 구축하되 차기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는 마무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한·미 통상 협의에 참석했던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한국과의 협상에 대해 “그들은 매우 진취적으로 하고 있다”며 “한국은 제안을 내놨고 우리는 의견을 줬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한국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아직 발표된 적 없는 삼성의 대미 투자를 언급하며 ‘관세 효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삼성이 관세 때문에 미국에 대규모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회의 직전에 들었다”며 “우리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면 그들이 그렇게 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호명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드는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CEO. AP연합뉴스

트럼프는 이어 오후에는 대규모 대미 투자를 발표한 현대자동차그룹과 일본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20여명을 백악관에 소집해 관세 정책을 홍보했다. 트럼프는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CEO를 가장 먼저 호명해 210억 달러(30조원) 규모의 투자액을 거론하며 “호세, 생큐, 뷰티풀”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