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지 한 달 만에 다시 줄어든 소비·투자

입력 2025-05-01 00:14 수정 2025-05-01 00:14
뉴시스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생산이 두 달 연속 상승했지만 소비와 투자는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5년 3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3월 전산업 생산은 114.7(2020년=100)로 전월보다 0.9% 상승했다. 전산업 생산은 1월 1.6% 감소했지만 2월 1.0%로 상승한 후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반도체(13.3%) 의약품(11.8%) 등 광공업 생산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반도체 생산지수는 201.0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증가 폭도 2023년 8월(13.6%) 이후 최대였다. 미국의 반도체 품목별 관세 예고에 따른 ‘밀어내기 효과’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내수를 뒷받침하는 소비와 투자는 한 달 만에 감소했다. 우선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3% 감소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8%), 의복 등 준내구재(2.7%)에서는 판매가 늘었지만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8.6%)에서 감소 폭이 컸던 영향이다. 다만 1분기 전체로는 소매판매가 0.7%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2.6%)에서 투자가 줄면서 전월보다 0.9% 줄었다. 건설기성도 토목(-6.0%), 건축(-1.5%)에서 공사실적이 모두 줄어 전월 대비 2.7% 줄었다. 과거 부동산 상승기 때 누적된 투자가 조정되는 상황에서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사고 등 일시적 요인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등 남아있는 카드마저 신속하게 집행되지 않을 경우 장기화하는 내수 부진을 회복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꼭 필요한 이들을 위한 사업을 중심으로 신속히 추진돼야 할 추경안이 정치적인 이해관계와 엮여 경제적 효과조차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필수 추경 국회 통과 시 신속히 추진하고 근본적 건설투자 활성화 방안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윤 기자 k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