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국민의힘 최종 후보 선출을 사흘 앞두고 김문수 후보와 한동훈 후보가 각자 승기를 잡기 위한 사활전에 돌입했다. 김 후보는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 측 인사들을 대거 흡수하며 본격 세 불리기에 나섰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단일화를 상정하고 있는 당 주류 세력이 김 후보 측으로 쏠리는 흐름이다. 반면 한 후보는 경선이 한창인 때에 단일화에 매달리는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더해 한 권한대행을 보좌하는 홍종기 국무총리실 민정실장 영입 사실을 발표하며 맞불을 놨다.
국민의힘 최종 경선이 시작된 30일 김문수 캠프에서는 당 인사들의 지지 선언이 이어졌다. 유상범 백종헌 김대식 김위상 의원 등 전날까지 홍준표 캠프에 몸담았던 이들이 김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 김 후보는 “홍 전 후보가 생각하는 좋은 뜻을 받아서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차 경선에 탈락한 나경원 의원도 김 후보 지지 대열에 동참했다.
이 같은 국민의힘 주류의 김 후보 쏠림 현상은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영향이 크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이날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한 구(舊)여권 인사는 “김 후보와 한 후보 간 양자 결선이 된 이상 경선에서 김 후보를 돕고, 이후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협상을 통해 컨벤션 효과를 노리는 게 이재명 후보에게 맞설 가장 현실적인 카드”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김덕수’(김문수+한덕수) 기류에 대한 냉소나 회의론도 만만치 않게 나온다. 홍 전 후보는 이날 국민일보에 “한덕수 단일화 카드는 사실상 윤석열 전 대통령 재신임 투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이 탄핵된 윤석열정부의 국무총리라는 점이 되레 본선에서 ‘윤석열 대 이재명’ 프레임을 소환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로 해석된다. 앞서 홍 전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득표 전략 차원에서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지만 그의 출마에 대해서는 줄곧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었다.
한 후보도 한 권한대행 단일화론과 당내 움직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 후보는 CBS라디오에서 “출마 선언도 하지 않은 사람과의 단일화까지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건 경선의 힘을 빼는 것”이라며 “기득권과 당권을 지키는 게 이재명에게 이기는 것보다 중요한 사람들이 당내에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지도부가) 민주당 출신 인사들에게 가서 (단일화를) 부탁한다는 보도까지 나오잖느냐. 이건 당원들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행동”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 후보 측에서는 “최종 경선이 ‘한동훈 대 김문수’가 아니라 ‘한동훈 대 한덕수’의 대결이 돼 버렸다”는 말마저 나온다. 한 후보 측은 이에 맞대응하는 성격에서 한 권한대행 참모진인 홍종기 민정실장 영입을 발표했다.
두 후보의 간극은 이날 열린 양자 TV토론회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김 후보는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직후여야 하느냐’는 공통질문에 ‘O’ 팻말을 들었다. 그는 “한 권한대행이 무소속 출마한다면 반드시 단일화를 하겠다. 반이재명 전선 빅텐트를 치겠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중립’을 택했다. 한 후보는 “지금 단일화가 이슈가 되는 것은 당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후보가 된 다음에는 우리 승리를 위해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라도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수 이종선 이강민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