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노총·보수도 싣고… 李 ‘쌍끌이 선대위’ 출항

입력 2025-04-30 18:40 수정 2025-04-30 23:58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계는 물론 중도·보수 진영 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운 통합형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려 6·3 대선을 향해 공식 출항했다. 진영와 이념, 계파를 초월하는 ‘용광로 선대위’를 표방했다.

민주당은 30일 국회에서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대위 출범식을 열고 ‘내란극복·경제회복·국민통합’을 3대 집권 과제로 제시했다. 이재명 후보는 “저 이재명은 민주당의 후보이자, 내란 종식과 위기 극복, 국민 통합과 행복을 갈망하는 모든 국민의 후보”라며 “이제부터 진정한 국민 통합의 시작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지난 과거나 이념과 사상, 진영에 얽매여 분열과 갈등을 반복할 여유도 시간도 없다”고 했다.

선대위원장만 22명에 달하는 ‘매머드급’ 선대위 1차 인선에서도 통합 중시 기조가 드러난다. 민주당의 과거(친노·친문)와 현재를 결합하고, 전통 지지기반(노동계)과 반대 진영(보수)을 끌어안는 ‘쌍끌이 진용’을 갖췄다는 게 민주당 설명이다.

선대위 ‘간판’인 7명의 총괄선대위원장단은 ‘보수 책사’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상임위원장을 맡아 이끈다. 문재인정부 코로나19 방역정책을 이끈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과 노무현정부 첫 법무부 장관인 강금실 전 장관, 비명(비이재명)계 김부겸 전 국무총리, 이 후보의 경선 경쟁자였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총괄선대위원장단에 포함됐다. 윤 전 장관은 “이 후보를 돕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 전 청장은 “팬데믹은 극복했지만, 폭정과 내란으로 일상이 다시 무너졌다. 정권 교체를 통해 내란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총괄선대위원장에는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도 이름을 올렸다. 김 위원장은 노동계의 목소리를 반영해 정년 연장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등 노동 관련 정책 의제를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15명으로 이뤄진 공동선대위원장에는 이명박정부 인사인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이인기 전 새누리당 의원 등이 합류했다. 이 후보의 중도·보수 외연 확장 행보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당내에선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이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추미애 조정식 박지원 정동영 의원과 우상호 전 의원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배치됐다.

민주당은 이후 비명계가 다수 포함한 선대위 추가 인선도 발표했다. 신설된 후보 직속 국가미래정책위원회 위원장에 이인영 의원과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배치됐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후보 직속 평화번영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다. 이 후보의 ‘일극 체제’를 비판했던 인사들도 대거 선대위에 합류한 것이다.

선대위의 핵심 방향으로는 ‘경청’과 ‘현장’이 꼽힌다. 당장 1일부터 3박4일 간 경기 북부와 강원도, 충청권을 순회하는 현장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