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내려가지만, 7개월째 더 벌어진 예대금리차

입력 2025-05-01 00:11
연합뉴스

시장 금리 하락세와 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 속에 은행권 대출금리가 조금씩 내려가고 있지만 예금금리가 훨씬 더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예대금리차’는 7개월째 더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30일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발표에서 3월 예금은행의 예대금리차가 1.52% 포인트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월(1.49% 포인트)보다 0.03% 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9월(1.22% 포인트) 이후 7개월 연속 확대다.

한은에 따르면 은행 대출금리는 4개월째 하락했다. 그럼에도 예대금리차가 더 벌어지는 건 예금금리 하락 폭이 대출금리보다 더 크다는 뜻이다.

은행의 3월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4.46%)보다 0.1% 포인트 떨어진 4.36%로 4개월째 하락했다. 가계대출 금리는 4.51%로 전월(4.52%) 대비 0.01% 포인트 내렸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4.23%에서 4.17%로 0.06% 포인트, 일반 신용대출은 5.50%에서 5.48%로 0.02% 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기업대출 역시 대기업·중소기업 대출금리 모두 하락하면서 전월 대비 0.11% 포인트 낮아진 4.32%를 기록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저축성 수신(예금)금리가 더 크게 내렸다. 3월 기준 2.84%로 전월(2.77%) 대비 0.13% 포인트 하락했다. 6개월 연속 하락세다.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순수저축성예금 금리(2.83%)가 0.14% 포인트,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2.89%)도 0.08% 포인트 하락했다.

이날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3월 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가계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 역시 1.472% 포인트로 전월(1.38% 포인트)보다 0.092% 포인트 벌어졌다. 8개월 연속 확대 추세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은행들이 지난달부터 가산금리를 내리고 있지만 가계대출 안에서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높은 신용대출 비중이 늘고 주담대나 전세자금대출은 줄면서 가계대출 금리의 하락 폭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