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 주식 거래 늘었다… 증시 점유율, NXT가 24% 차지

입력 2025-04-30 18:57
게티이미지뱅크

오는 4일로 출범 두 달을 맞이하는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의 점유율이 거래대금 기준 23%를 넘어섰다.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로 출·퇴근길 거래를 원하는 투자자들의 프리·애프터마켓 이용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대금을 비교한 결과 전날 기준 넥스트레이드의 점유율이 23.75%, 한국거래소 점유율이 76.25%였다. 지난 3월 31일 기준으로는 한국거래소가 83.74%, 넥스트레이드가 16.26%였다. 넥스트레이드의 점유율이 약 한 달 만에 7.49%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출범 이후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던 지난 28일(5조3470억원)에는 점유율이 27.79%까지 올랐다.


넥스트레이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한 것은 프리·애프터마켓에서 거래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다. 4월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발표 이후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프리·애프터마켓 시간에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투자자들이 늘었다. 프리마켓은 오전 8시부터 8시50분까지, 애프터마켓은 오후 3시30분부터 저녁 8시까지 열린다. 기존에는 하루 6시간 30분 동안만 거래할 수 있었지만 넥스트레이드 출범으로 5시간 30분 늘어 하루 12시간 거래가 가능해졌다.

특히 개인 투자자가 넥스트레이드를 많이 이용한다. 3월 한 달 동안 개인 비중이 98.5%에 달했다. 기관·외국인 투자자는 각각 1.1%, 0.4%에 그쳤다. 개인 비중은 4월 1주 차 96.8%에서 4주 차 94.0%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압도적인 규모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변동성 외에도 국내 증시 반등으로 개인의 증시 유입이 늘어나면서 넥스트레이드 거래대금 점유율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대비 거래 수수료가 저렴한 것도 점유율 증가를 이끌었다. 주식 거래를 할 때 투자자가 특정 거래소를 선택하지 않으면 자동주문전송시스템(SOR) 기준에 따라 주문이 접수되는데, 수수료 등을 고려해 투자자에게 더 유리한 쪽으로 주문이 들어가기 때문에 수수료가 저렴한 넥스트레이드 입장에서 이득을 보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넥스트레이드는 3월 4일 출범 이후 이날까지 개장 기념으로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5월부터 수수료가 부과되지만 한국거래소 대비 약 30% 저렴하다.

현재 거래할 수 있는 종목 수는 772개이지만 넥스트레이드는 당분간 거래 종목을 늘릴 계획이 없다.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보다 우량주 위주로 거래소를 운영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투자자가 많이 찾는 상장지수펀드(ETF)는 오는 6월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인가를 준비할 예정이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연내 ETF 거래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금융 당국의 승인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