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파병 북한군, 사망자 600명 포함 4700여명 사상”

입력 2025-04-30 18:47 수정 2025-04-30 19:20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월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글을 올려 생포된 북한 병사 2명이 다친 상태로 키이우로 이송됐으며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심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엑스 캡처

북한이 지금까지 약 1만5000명 규모의 북한군을 러시아에 파병했으며, 이 중 사망자 600여명을 포함해 47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의 3차 파병 가능성도 열어두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국정원은 또 중국인이 국내 군사기지와 정보시설을 무단 촬영한 사례가 지난해 6월 이후 11건 발생했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이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이 파악한 현재까지의 북한 파병군 사상자는 모두 4700여명에 이른다. 전체 파병 규모의 31%가량이다. 이 중 전사자 600여명은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에서 화장된 다음 이송된 것으로 파악됐다. 부상자 2000여명은 지난 1~3월 북한으로 송환돼 평양 등에서 격리 수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러시아에 1차 파병을 했으며, 6개월 만인 지난 28일에야 파병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국정원은 러시아군이 쿠르스크 지역 내 대부분 영토를 수복했고, 이에 따라 지난 3월 이후 교전이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이 의원은 “최근 종전 논의가 있었지만 조건을 둘러싸고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유럽 등 유관국 간 입장 차가 실제 아주 크다”며 “종전까지 난항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또 현재까지 북한의 3차 파병 관련 특이 동향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파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그 근거로 북한이 파병 공식화 문건을 통해 추가 지원을 시사한 점, 특수전 병력 훈련을 강화하고 있는 점 등을 들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행사(5월 9일·전승절)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을 것으로 국정원은 내다봤다. 대신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대체 인사가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다만 북한의 참전 공식화로 북·러 관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 만큼 김 위원장의 방러 협의도 원점에서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국회 보고에서 “중국인이 국내 군사시설 무단 촬영과 관련한 사례가 빈번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지난해 6월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 정박해 있는 미 항공모함을 드론으로 촬영한 사건 이후 최근까지 11건의 불법 촬영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정원은 “(촬영이) 군 기지, 공항·항만, 국정원 등 핵심 군사시설과 국가 중요 시설에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행 기록용 촬영이라고 주장하지만 군사기지법 적용 경계선 밖에서 고성능 카메라나 무전기 등을 사용해 활동했다”며 “국내법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이를 두고 “한·미 핵심 전력 정보를 획득하는 목적의 저강도 정보 활동”이라며 “방첩 역량의 분산을 유도해 안보 경각심을 약화하려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송태화 김승연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