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대표 “통신 역사상 최악의 해킹… 피해 땐 100% 보상”

입력 2025-04-30 18:23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연 ‘YTN 등 방송통신 분야 청문회’에 참석해 최근 유심 정보 해킹 사건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최근 발생한 사이버 침해 사고와 관련, 다시 한 번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유 대표는 이번 사고가 통신 역사상 최악의 해킹 사고라는 지적에 동의했다. 또 해킹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아도 유심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면 100%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유 대표는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YTN 등 방송통신 분야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이번 사건이 통신사 역사상 최악의 해킹 사고라는 데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박 의원이 도저히 털릴 수 없는 것이 털렸기 때문에 그런 것이냐고 묻자 이에 대해서도 “맞다”고 말했다.

이날 과방위 소속 의원들은 해킹 사고로 다른 통신사로 이동을 원하는 고객들의 위약금을 면제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계약 해지 원인이 회사의 귀책사유일 경우 이용 약관에 따라 위약금 납부가 면제된다는 점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이어 위약금 납부 문제를 검토하고 있느냐고 물었고, 유 대표는 “종합적으로 검토해 다시 한번 확인하겠다”고 답변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유심보호서비스는 해외 로밍을 하면 이용이 불가능하고, 유심 교체는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 결국 번호 이동을 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는 완벽한 사업자 귀책”이라고 지적했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위약금 면제 시행을 촉구했지만 유 대표는 검토하겠다는 말만 거듭했다.

이와 관련,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특정 회사를 고려하지 않고 법률적으로 명확히 살펴보겠다”며 “사고 처리의 문제 그리고 사후 조사 결과에 따라서 같이 병행해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유 대표에게 해킹 사건 이후 유심을 교체했는지에 대해 질의했고, 유 대표는 “유심 교체 대신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했다”고 답했다. 해킹 사고 발생 이후 SK그룹 사장·부사장의 유심 교체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최태원 회장과 최창원 부회장은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했고 유심 교체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은 KT와 LG유플러스에 비해 훨씬 모자란 SK텔레콤의 정보보호 투자액을 질타했다. 이 의원은 이동통신 3사의 지난해 투자액이 SK텔레콤이 600억원대로 가장 낮을 뿐 아니라 KT의 절반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정보보호 임원회의가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박 의원은 3사 중 유일하게 SK텔레콤만 투자액이 감소한 점을 질타하며 정보보호에 더욱 힘쓸 것을 촉구했다.

이날 SK그룹의 정보보호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SK쉴더스의 홍원표 대표가 사임했다. 2023년 8월 대표직에 오른 지 1년9개월 만으로, 올해 7월까지 임기가 예정돼 있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임이 해킹 사고에 대한 책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