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와 선교지·선교사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 다할 것”

입력 2025-05-01 03:03
정효진 자카르타한인연합교회 목사가 최근 교회 목양실에서 교회 선교 현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은 세계 교회의 모습과 사역의 방향을 바꿔놓았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한인연합교회(정효진 목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팬데믹 기간 동안 교회의 내부적인 어려움마저 겹치면서 500여명이었던 교인 수가 150여명까지 줄었다.

1972년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로부터 파송 받은 서만수 선교사가 설립해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한인교회였기에 팬데믹 여파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었다. 그러나 예배와 다음세대 양육 등 본질적인 사역에 집중하면서 팬데믹을 계기로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했다.

2023년 이 교회에 부임한 젊은 목회자는 교회의 미래를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성도의 눈높이에 맞춰 예배 방식을 탈바꿈했고, 다음세대 양육에 진심을 다했다. 교회 내 주요 교인 층인 현지 한인과 주재원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고심했다. 치열한 노력 끝에 교회는 600여명이 출석하는 곳으로 다시 부흥했다. 최근 교회 목양실에서 만난 정효진(43) 목사는 교회가 위기에서 부흥으로 나아간 여정을 들려줬다.

“담임목사로 위임된 시기를 전후해 초대 목회자의 갑작스러운 별세부터 리더십 교체, 팬데믹 등이 맞물리면서 교회 안에 여러 어려움과 갈등이 생겼습니다. 믿음의 중심으로 돌아와 교회의 하나 됨을 경험하는 게 가장 절실했죠.”

교회 회복을 위해 가장 먼저 역점을 둔 분야는 교육과 예배였다. 기존에는 교회학교와 주일예배 시간이 나뉘어 있어 가족들이 함께 참여하기 어려웠다. 이를 하나의 시간대로 통합해 예배의 공동체성을 회복시켰다. 본 예배나 다름없는 2부 예배에서 강대상을 없애고 현대적인 예배 형태를 도입하며 젊은 세대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갔다.

자카르타한인연합교회는 단지 한인 성도들을 위한 공동체에 머무르지 않는다. 무슬림이 전체 인구의 87%로 다수를 차지하는 어려운 선교 여건 속에서 복음의 씨앗을 계속 뿌리고 있다. 교회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선교 현황에 따르면 지금까지 인도네시아 전역에 1276개 교회를 개척했고 이 중 1076개 교회가 자립했다.

자카르타한인연합교회는 현재 200개 현지교회를 위해 매달 운영비와 사역 지원금도 제공한다. 이들 교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선교 관계망을 구축하고 있다. 또 현지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2박 3일 수련회를 개최하며 말씀과 기도로 교제한다.

정 목사는 “한인교회의 사명은 이 땅에 있는 한인 성도들이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도록 돕는 것”이라며 “특히 단순히 선교 지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와 선교지, 선교사들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에서 ‘인도네시아 선교를 어느 교회와 협력할까’라는 질문이 던져졌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자카르타한인연합교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카르타=글·사진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