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장 성공적인 100일”… 미국 1분기 성장률 -0.3%

입력 2025-04-30 18:49 수정 2025-05-01 00:0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취임 100일을 맞아 미시간주 머콤카운티에서 대형 집회를 열고 있다. ‘위대한 100일’이라는 큼지막한 문구 아래서 지지자들이 ‘USA’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피켓을 들고 환호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등 그간 시행한 정책을 자화자찬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취임 100일을 맞아 미국 자동차산업의 상징인 미시간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자화자찬 성과 홍보,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끝없는 비난 등 대선 당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유세를 방불케 한 집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시간주 머콤카운티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행사에서 지지자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30분간 자유분방한 연설을 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황금시대’라고 적힌 현수막을 배경으로 “미국 역사상 어느 행정부보다 가장 성공적인 첫 100일”이라며 “역대 대통령 취임 100일 중 최고라고 모두가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그들(외국 기업)은 우리의 세금과 관세 정책 때문에 전 세계에서 오고 있다. 그들은 여기에 와서 공장을 열고 있다”면서 “10년간 정치인들이 중국을 강화하기 위해 디트로이트를 파괴했지만 여러분은 드디어 노동자를 위한 투사를 백악관에 가지게 됐다. 난 중국을 우선하는 대신 미시간을 우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각국이 무역 협상을 하려고 찾아온다면서 “협상이 너무 오래 걸리면 그냥 가격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40%대로 나온 지지율에 대해선 “난 우리가 60~70%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만들 것”이라고 했지만, 올해 1분기 미국 경제는 3년 만에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감률(속보치)이 -0.3%(직전 분기 대비 연율)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4%)를 밑도는 성장률이다. 미국 경제가 분기 기준 역성장한 것은 2022년 1분기(-1.0%) 이후 3년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념 집회가 열린 29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머콤카운티 행사장 밖에서 한 여성이 ‘100일이면 충분하다, 늙은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분기 역성장은 관세가 발효되기 전에 미국 기업들이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수입이 급증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트럼프는 본인이 벌인 관세전쟁 여파로 부진해진 경제 성적표를 취임 101일째에 받은 셈이다. AP통신은 “트럼프는 견고한 경제를 물려받았음에도 대중국 145% 관세를 비롯한 불규칙한 무역 정책으로 기업 활동을 마비시키고 물가 상승과 소비자 피해 위험을 높였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