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은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 자락에 국립고궁박물관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이하 실록박물관)을 1일 전관 개관한다고 30일 밝혔다.
실록박물관은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반출되었다가 민관의 협력으로 110여 년 만에 환수된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이하 실록)과 조선왕조의궤(이하 의궤)의 원본을 국민에게 직접 선보이는 전문박물관으로, 2023년 11월 개관했다. 보다 다양한 전시·교육·영상 콘텐츠와 어린이를 위한 체험공간, 유아를 동반한 가족을 위한 휴게공간 조성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임시 휴관했고, 10개월간의 새 단장을 마치고 전관 개관했다.
실록박물관은 전관 개관을 기념해 특별전 ‘오대산사고 가는 길’을 7월 13일까지 개최한다. 실록을 보관했던 오대산사고의 설립과 운영, 쇠퇴의 역사를 조명해 볼 수 있는 40여 점의 유물을 선보인다. 동여도(東輿圖)와 관동명승첩(關東名勝帖) 등 조선시대 지도와 화첩을 통해 오대산사고를 다녀간 사람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오대산사고에 대한 당시 사람들의 인식과 문화를 살펴본다.
조선시대에는 임진왜란 이후 국가의 중요한 도서를 보관하기 위한 지방의 외사고(外史庫)가 산속 깊은 곳에 자리하게 되면서 습기에 약한 서적 관리를 위해 사관들에 의해 주기적으로 책을 꺼내 바람에 말리는 포쇄(曝曬)가 시행됐다. 포쇄를 위해 중앙에서 파견된 사관들은 이를 영예롭게 여겨 공식 기록 외에도 시문(詩文)이나 암각문 등의 자취를 남겼다. 번암 채제공, 추사 김정희와 같은 명사들도 포쇄를 위해 오대산사고에 다녀갔다. 추사 김정희가 포쇄 이후 강릉 오죽헌에서 이름을 남긴 방명록 심헌록(尋軒錄)도 이번에 최초 공개된다.
디지털 영상 시대에 발맞춰 영상실도 새롭게 조성됐다. 유아 및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실록과 오대산사고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도록 어린이박물관도 마련됐다.
손영옥 미술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