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말씀은 우리의 일상을 깊이 돌아보게 하는 본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우리가 가져야 할 네 가지 마음가짐을 제시합니다. 먼저 본문 4절은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고 말합니다. 5절은 “여러분의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리라”고 권면하고 6절과 7절에서는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라”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아뢰라”고 말합니다.
이 네 가지 중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마지막 말씀인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아뢰라”는 부분입니다. 바울은 에베소서 5장 20절에서도 “모든 일에 언제든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라”고 했습니다. 결국 성경이 강조하는 핵심은 두 단어로 요약됩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그 은혜에 대한 감사’입니다.
신앙의 핵심은 하나님이 내게 베푸신 은혜를 알고 그 은혜에 감사하는 삶입니다. 우리의 생각을 은혜와 감사로 채우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감사함으로 생각을 채우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하나님의 은혜를 찾지 않기 때문입니다. 은혜가 없어서가 아니라 내가 찾지 않기에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둘째 모든 것을 내 노력의 결과로 여길 때입니다. 내가 애쓰고 수고했기에 얻은 것이라고 여길 때 하나님의 은혜는 가려지고 맙니다.
따라서 감사의 마음은 내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이 결코 당연하지 않다는 인식에서 시작됩니다. 은혜를 아는 사람은 ‘하나님께서 나에게 하신 일이 무엇인가’를 찾아내고 그것으로 생각을 채웁니다. 나는 무능했고 죄 가운데 있었기에 망하고 죽어야 마땅한 존재였지만 지금 살아 숨 쉬며 하루를 살아가는 것 자체가 은혜임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 이미 받은 은혜에 감사하고 앞으로 베푸실 은혜를 기대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의 생각은 늘 긍정적입니다. 기쁨이 넘치고 염려가 사라집니다. 또한 이런 사람은 다른 이에게 용기와 위로를 주는 말을 하며 자비와 축복의 언어를 사용합니다. 감사로 가득한 사람은 다른 이로부터도 존중과 인정을 받게 됩니다.
반대로 ‘나는 열심히 했는데 왜 안 될까’라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불평과 원망, 책임 전가와 짜증으로 가득해집니다. ‘내일도 안 될 것’이라는 두려움과 불안, 염려가 생각을 지배하게 됩니다. 부정적인 사고방식이 합리화되며 신앙도 인간성도 흐려지게 됩니다. 은혜에 대한 감사를 잃는다는 것은 결국 내 인간성을 잃는 것이고 더 큰 하나님의 은혜로 나아가지 못하게 되는 올무에 걸리는 것입니다. 감사를 잃으면 내 안의 자비도, 사랑도, 삶을 향한 용기도 함께 사라집니다. 그래서 바울은 “감사함을 넘치게 하라”고, “범사에 감사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거듭 강조하는 것입니다.
내 생각이 하나님의 일로 채워지면 자연히 말도 행동도 긍정적으로 바뀝니다. 기쁨이 넘치고 두려움과 걱정은 감사의 기도로 바뀝니다. 이것이 바로 믿음으로 사는 하나님의 사람의 삶입니다. 아무도 보지 않아도 오직 나와 하나님만 아는 삶입니다. 그런 감사로 넘치는 하루하루가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신경희 목사
둥지교회
◇신경희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 목회자이며 영남신학대학교, 장로회신학대 신학대학원과 계명대학교 사회복지정책대학원에서 공부했습니다. 1994년 둥지교회를 개척해 현재까지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으며 사회복지시설 셋둘삶터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