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29일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통합’과 ‘도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라 안팎의 엄중한 상황을 고려해 국정운영 책임자로서 내놓은 원론적 발언으로 볼 수 있지만, 대선 출마 임박 관측이 나온 상황이어서 여러 정치적 해석이 나온다.
한 권한대행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미래를 지향하는 정치와 현재를 책임지는 행정이 힘을 모아 나간다면 작금의 어려움은 반드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며, 대한민국은 다시 위로 앞으로 도약하며 세계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통상 환경이 불확실해진 상황에서 국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이 빨리 처리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나온 발언이다. 다만 한 권한대행이 내달 1~2일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는 만큼 본인의 정치적 의중이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50년 넘게 진보와 보수 정부 양측에서 행정력을 발휘한 만큼 자신이 위기 상황에서 국민 통합을 통한 도약을 이뤄낼 수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한 권한대행은 직무 복귀 직후 대국민 담화와 지난 2일 치안관계장관회의에서도 ‘위로 앞으로’라는 말을 하며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를 겨냥해 “아직도 민생과 경제 회복을 위해 필요한 법안들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말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구 야권 주도의 일방적 국회 운영이 국정의 발목을 잡아 왔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 결심을 굳힐 경우 이날 국무회의는 그가 주재하는 마지막 자리가 된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을 제한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대해 “헌법상 대통령의 임명권을 형해화시키고 삼권분립에도 어긋날 우려가 크다”며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어 신임 재외공관장 7명에 대해 신임장을 수여했다. 한 권한대행은 오후에는 해외건설 1조 달러 수주 및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정부 차원의 건설업 지원을 약속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