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대놓고 파병 과시하는 北과 러시아

입력 2025-04-29 18:52 수정 2025-04-30 00:07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대전차 로켓 사격 훈련을 하는 북한군. 텔레그램 캡처

파병을 공식 인정한 북한과 러시아가 이번에는 파병 북한군의 훈련 및 전투 영상까지 공개하며 끈끈한 협력 관계를 과시했다. 북한의 대내 선전 매체인 노동신문은 29일 1·2면을 활용해 북한군의 파병을 치켜세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성명, 러시아 총참모장과 외무성 대변인의 발언 등을 전했다.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도 관련 보도를 게재했다. 북한은 전날 파병 사실을 6개월 만에 인정했는데, 이제는 파병을 대내외 선전에도 활용하는 모습이다. 매체는 박영일 총정치국 부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조선인민군대표단이 러시아에서 진행되는 제3차 국제반파쇼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출발했다는 내용을 보도하며 북·러 밀착을 홍보했다.

러시아도 접경지인 쿠르스크에서 북한군이 전투에 참여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29일(현지시간) 북한군이 러시아군과 합동으로 쿠르스크의 수잔스키 지구 해방 작전에 참여했다며 관련 영상을 보도했다. 전날 훈련 장면에 이어 실전 모습까지 공개한 것이다.

쿠르스크 전황이 유리하게 돌아가자 북한이 러시아 파병을 내부 결속과 김정은 체제 강화에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은 (파병을) 내부에서 리더십을 강화하는 선전 소재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조선인민군대표단의 방러가 다음 달 9일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또는 북한 군대의 참여 징후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북한 최고지도자는 그간 러시아 전승절에 참석한 적이 없으며 김 위원장도 다자외교 무대에 등장한 적이 없다. 통일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동향은 없다”고 밝혔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