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사법 리스크 방어에 나섰던 이른바 ‘대장동 변호사’들도 ‘찐명’으로 꼽힌다. 이 후보 수사·재판에 대응했던 법조인들은 22대 총선에서 대거 공천을 받아 국회로 진출했고, 원내에서 대여 공세의 선봉에 섰다. 이 후보를 정책적으로 뒷받침하는 전문가 그룹도 있다.
정치인이 된 대장동 변호사들
이 후보는 지난 3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포함해 모두 5건의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심리 당일이나 재판 준비를 하며 변호인들과 같이 식사를 하고 종종 반주도 곁들이며 고충을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대장동 변호사 5인방’으로 불리는 박균택 양부남 김동아 이건태 김기표 의원은 이 후보 직인이 찍힌 공천장을 들고 여의도에 입성했다. 국회의원이 된 이후에는 당 차원의 법률적 대응에 앞장서 왔다.
광주고검장을 지낸 박 의원은 이 후보의 검찰 출석에 자주 동행하며 ‘이재명의 호위무사’로 지지자들 사이에서 존재를 알린 인물이다. 부산고검장 출신의 양부남 의원도 민주당 법률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이 후보 사법 리스크 전반을 방어하는 데 기여했다.
이건태·김동아 의원은 이 후보의 핵심 측근인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변호를 맡았고, 김기표 의원은 또 다른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변호를 맡은 이력이 있다. 국회의장실 제도개혁비서관인 조상호 변호사도 대장동 변호사 중 한 명이다. 조 변호사도 이 후보와 참모 그룹에 꾸준히 법률적인 조언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李의 정책’ 가다듬는 전문가 그룹
정책 파트를 총괄하는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은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가천대(옛 경원대) 경제학과 초임 교수 시절 시민사회운동을 하다 이재명 당시 변호사와 연결된 ‘40년 지기’다. 이 원장은 이 후보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의 설계자로도 알려져 있다.
민주연구원을 비롯해 당 차원의 공식 기구에서도 각종 정책을 다룬다. 김민석 최고위원이 이끄는 집권플랜본부는 주형철 전 경기연구원장을 영입해 ‘K먹사니즘 본부장’에 임명했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경제보좌관 출신인 주 본부장은 ‘문재인의 경제 교사’로 불렸던 인물이다. 기업인 출신으로 ‘혁신성장’ 전문가로 평가된다.
이언주 최고위원도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성장 동력을 모색·발굴하고 있다. 성장 담론과 관련해서는 하준경 한양대 ERICA캠퍼스 경제학부 교수가 주목을 받는다. 하 교수는 이 후보와 오랜 기간 소통해 왔고, 이 후보와 경제 철학이 잘 맞는 경제 전문가로 거론된다. 지난 대선 때는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전환적 공정성장위원장을 맡았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하 교수는 이 후보의 경제 철학을 뒷받침하는 주류 경제학자”라고 전했다.
당의 공식 기구인 당 정책위원회를 이끄는 진성준 정책위의장도 이 후보의 신임을 받고 있다. ‘정책통’으로 분류되는 김성환 의원도 중용되고 있다. 이 후보 대표 시절 정책위의장을 맡았고, 이번 경선 캠프에도 참여했다.
외교 분야의 경우 베테랑 외교관 출신인 위성락 의원의 역할이 주목된다. 지난 대선 때도 캠프에서 외교안보정책을 총괄하며 실용주의 외교 노선 설계를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 당대표 외교안보보좌관으로 임명된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도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도 주변에 김 전 본부장 영입 성과에 상당한 만족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서는 ‘실력 우선’을 강조하는 이 후보가 정책 분야에서 여러 조직이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참모는 “이 후보는 특정 그룹의 의견을 통째로 채택하기보다는 그 결과물을 보고 필요한 부분만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눈에 띄는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실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판 박장군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