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흉기를 휘둘러 학교 관계자 등 6명을 다치게 한 학생이 학교생활 부적응 등의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청주 흥덕경찰서는 살인미수 혐의로 A(18)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다고 29일 밝혔다. A군은 전날 오전 8시33분쯤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장, 특수교사, 일반시민 등 6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A군은 교내에서 난동을 부린 뒤 학교 밖으로 나와 도주하던 중 마주친 주민 2명에게도 흉기를 휘둘렀고 인근 공원 저수지에 뛰어들었다가 119구급대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다.
A군은 지난해 특수교육 대상자로 이 학교에 입학해 특수학급에 배치됐다가 올해 완전통합 재배치 차원에서 일반학급에서 공부했으며 상담 등 특수교육 서비스도 받아 왔다. A군은 사건 당일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특수학급 교실에서 상담교사와 대화를 나누던 중 완력을 행사한 뒤 복도로 나와 범행했다. 당시 다른 교직원이나 일반학생들은 1교시 수업 중이어서 사건을 목격하지 못했다. A군의 가방에선 다수의 흉기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집에는 범행을 암시하는 메모도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A군은 평소 학교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고, 대학 진학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했지만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것과 함께 가족의 건강 등 가정형편 문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서 A군은 “학교폭력이나 왕따 같은 것은 없었다. 학교생활이 힘들어 참다가 폭발했다”며 “대학 진학을 위해 일반학급으로 옮겼는데 잘 안된 것 같다”고 진술했다. A군은 “왜 그랬는지 너무 죄송하다”며 “닥치는 대로 해코지하고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상자가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계획된 범죄로 밖에 볼수 없다”며 “피해자들은 일상 생활을 하는데 큰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A군 범행을 계획범죄로 보고 휴대전화, 노트북 등을 포렌식 해 범행 준비 과정을 조사할 방침이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