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근로소득세 개편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총급여액이 8000만원을 넘는 근로자가 2023년 전체 근로소득세의 76.4%를 부담했다는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 분석이 나왔다. 2014년(66.0%)보다 10.4% 포인트 늘어난 규모다. 물가 상승과 함께 전체적인 임금 수준이 오르고 산업 간 임금 격차도 커져 소득 상위 구간에 속한 근로자들의 세 부담이 늘었다는 것이다.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면 봉급생활자 표심을 겨냥한 후보들의 감세 공약도 이어질 전망이다.
29일 예정처가 발간한 ‘최근 근로소득세 증가 요인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총급여액 8000만원 초과 근로자의 소득점유 비중은 2014년 23.4%에서 2023년 35.7%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들의 근로소득 연말정산 신고인원 비중도 6.2%에서 12.1%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이 기간 근로소득세 결정세액은 총 34조4000억원 늘었는데, 이중 84%(28조9000억원)를 총급여액 8000만원 초과 근로자들이 차지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국세수입 증가율은 연평균 5.1%인 반면 근로소득세수 증가율은 연평균 9.2%로 더 컸다.
대선일이 다가오면서 정치권의 ‘근로소득세 인하’ 카드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근로소득세 기본공제(현행 150만원) 확대 등의 내용이 담긴 ‘월급쟁이 세 부담 완화’ 공약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후보는 “월급쟁이는 봉인가”라며 “초부자들은 감세해주면서 월급쟁이는 사실상 증세한 것인데 고칠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언급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도 “성장하는 중산층 실현을 위해 국민의 근로소득세 부담부터 낮춰야 한다”고 했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