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기반의 ‘먹방 유행’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식품 소비 구조를 흔들고 있다. 요거트 아이스크림 열풍에 토핑으로 쓰이는 벌집꿀 수입은 전년 대비 2만5000% 이상 급증했다. ‘두바이 초콜릿’ 인기에 피스타치오 수요는 세계적 품귀 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식품 수입 규모는 약 20만3000건, 수입액은 86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 3.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이례적인 급등세를 보인 품목은 벌집꿀이다. 수입액이 1500달러에서 38만5000달러로 뛰었다. 전년 동기 대비 2만5885% 폭증한 수치다. 수입량은 560㎏에서 8만여㎏으로 1만4326% 급증했다. 틱톡을 타고 10대를 중심으로 유행한 ‘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인기 영향으로 풀이된다.
같은 시기 틱톡 ‘혈당 다이어트’ 열풍 영향으로 땅콩버터와 견과류 수입 또한 크게 늘었다. 땅콩버터 수입액은 101.7% 증가해 870만 달러를 기록했고, 전체 견과류 수입액은 38.1% 늘어난 1억2000만 달러에 달했다. ‘쫀득쿠키’ 레시피의 주재료인 마시멜로도 수입량이 44.3% 늘었다.
한국에만 국한된 상황은 아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피스타치오 커널(껍질을 깐 피스타치오)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10.3달러로 1년 전(7.65달러)보다 34.6% 올랐다. 가격 급등 배경에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초콜릿 브랜드 ‘픽스’가 만든 ‘두바이 초콜릿’의 인기가 자리한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두바이 초콜릿의 핵심 재료인 피스타치오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세계 생산량의 43%를 차지하는 미국에서 기상이변과 흉작으로 공급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유통업계도 이러한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편의점 CU는 지난해 여름 국내 최초로 두바이 초콜릿을 출시해 6개월 만에 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산 상품도 두바이 초콜릿이었다. GS25가 디저트 프랜차이즈 요아정과 콜라보해 출시한 컵 아이스크림 ‘요아정파르페(요아정허니요거트초코볼파르페)’는 지난해 하반기 첫 출시 이후 이틀 만에 아이스크림 카테고리 부동의 1위인 월드콘의 일 매출을 뛰어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셜미디어 기반 트렌드가 식재료 수요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수입 구조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며 “향후에도 소비자 심리와 온라인 문화 흐름이 식품 수입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