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산불, 강풍에 급속 확산… 경북 산불과 판박이

입력 2025-04-28 19:00 수정 2025-04-29 00:07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28일 오후 2시2분쯤 발생한 산불이 야간에도 확산하고 있다. 멀리 대구 도심이 보인다. 산림당국은 도시형 산불임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산불영향권에 있는 노곡동 무태조야동 서변동 일대 주민에 대해 강제 대피 명령을 내렸다. 연합뉴스

대구 도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확산하고 있다. 산림당국이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도심형 산불임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주민대피에 나서는 등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불은 28일 오후 2시1분쯤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발생했다. 산림당국은 오후 3시10분쯤 산불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3시40분쯤 2단계, 6시쯤 3단계로 격상했다. 소방청도 ‘국가 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헬기 36대, 진화장비 107대, 진화인력 1511명을 투입해 진화에 총력을 다했다. 그러나 지난달 발생한 ‘경북 산불’처럼 강풍에 고온 건조한 날씨 등의 영향으로 진화에 역부족이었다.

일몰 전 진화에 실패하면서 당국은 야간 진화 체제로 전환했다. 산불이 민가로 확산되지 않도록 인력 760여명을 투입해 방화선 구축 등의 작업을 하고있다. 야간 진화가 가능한 수리온 헬기 2대도 투입했다. 29일 해가 뜨는 대로 진화헬기 등을 재투입해 대대적인 진화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28일 발생한 산불이 인근 무태조야동의 한 아파트까지 번져 있다. 이 산불로 인근 3개동 5600여명의 주민이 대피했다. 또 산불이 바람을 타고 확산하면서 경부고속도로 북대구IC 양방향 진출입이 차단됐다. 소방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연합뉴스

산림당국은 산불 직후 산불영향권인 노곡동, 무태조야동, 서변동 일대 주민(900세대 2216명)을 대상으로 선제적 대피 작업을 실시했다. 480여명이 팔달초교와 매천초교, 동변중학교 대피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요양병원 5곳의 환자 수십명도 대구의료원 등으로 이송됐다. 대구시는 오후 8시30분쯤 추가로 서변동 주민 3414명에 대해 선제적 강제 대피 명령을 내렸다. 주민 추가 대피에 대비해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교통 수단도 확보해 놓았다.

산불이 바람을 타고 고속도로 방향으로 확산하면서 경부고속도로 북대구IC 양방향 진출입이 중단됐고 노곡교, 조야교, 무태교 등 5곳의 교통도 통제됐다. 시내버스 일부 노선도 통제됐다. 수백명의 경찰 인력도 동원돼 현장 교통 관리·통제 등을 벌였다.

지금까지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성북초등학교, 서변초등학교, 서변중학교가 휴교에 들어갈 예정이다.

오후 8시 현재 산불 영향 구역은 151㏊이며 화선은 10.6㎞로 추정된다. 진화율은 19%다. 산림당국은 밤이 되면서 바람이 잦아들어 불이 더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했다. 산불은 등산로가 아닌 입산통제구역에서 발화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원인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산불 보고를 받고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하라”는 긴급 지시를 내렸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