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고교생이 교내서 흉기 난동… 교장 포함 6명 중경상

입력 2025-04-28 19:16 수정 2025-05-28 15:53
충북 청주시내 한 고등학교가 28일 통제되고 있다. 이 학교에선 이날 학생이 흉기로 난동을 부려 교장, 특수교사 등 교직원 4명과 일반시민 2명 등 6명이 얼굴, 복부 등을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청주=이한형 기자

28일 오전 8시33분쯤 충북 청주시내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 대상자인 2학년 A(18)군이 교내에서 흉기로 난동을 부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교장, 특수교사 등 교직원 4명과 일반시민 2명 등 6명이 얼굴, 복부 등을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다행히 이들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학생들은 없었고 29일부터 예정된 1학기 중간고사 등 학사 일정도 정상적으로 운영된다.

달아났던 A군은 학교 인근 공원 내 호수에 투신했으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돼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 학생은 지난해까지 특수학급에서 교육을 받았으나 올해부터 상태가 호전돼 일반학급에서 통합교육을 받는 특수교육대상자다.

A군은 이날 오전 특수학급에서 상담을 받던 중 미리 챙겨온 흉기를 꺼내 교직원 등에게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가방에서는 범행에 쓰인 흉기 외에 다른 종류의 흉기 3개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도주하던 과정에서 행인에도 흉기를 휘둘렀다. 임모(43)씨는 “왕복 4차선 도로를 건너 차량으로 뛰어오던 한 학생이 아이들이 앉아 있던 뒷좌석 창문을 두드렸다”며 “무슨 일인가 싶어 운전석 창문을 열었더니 다가와서 1~2초 잠시 머뭇거리더니 소지하고 있던 흉기를 휘둘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얼굴에 상처를 입은 A씨는 “뒷좌석 창문을 열었더라면 아이들이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며 “활동복 차림의 마스크를 착용한 이 학생은 바로 학교와 100m 정도 떨어진 유치원으로 향했고 시민들과 몸싸움을 벌였다”고 전했다.

윤건영 충북도교육감은 기자회견을 통해 “학교 현장에서 위중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번 일로 학교 내 안전망을 재점검하고 학교 구성원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청주 흥덕경찰서는 A군을 상대로 흉기 소지 경위와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A군의 가방에서 다수의 흉기가 나온 것으로 전해져 계획범죄 여부와 함께 상담 중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피해 교직원들은 특수교육실무사(교육공무직)가 배치되지 않은 학급에서 특수교육 학생을 상대로 수업하거나 상담하다가 상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유·초·중·고 특수학급은 914곳(공·사립포함)으로 이중 장애 학생 교육의 전문성을 겸비한 특수교육실무가 배치된 곳은 428곳(46.8%)에 불과하다. 실무사가 없는 학교는 온나누미 자원봉사자(581명)와 사회복무요원(52명)을 분기별로 위촉해 운영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는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안은 구조적으로 교원의 안전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충북교사노동조합도 “이번 사건은 특수교육대상 학생의 폭력성 범죄가 아닌 사회 정서적인 어려움에 따른 문제로 바라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