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회성 회복을 위한 목회자 모임인 신앙고백모임(회장 박은호 목사)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28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에서 ‘뉴라이트(New Right) 역사관과 바른 기독교적 관점’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신보수주의 우파’를 뜻하는 뉴라이트는 기존 올드라이트(Old Right)와 차별화를 내세우며 등장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를 근대화 시기로 미화하고 국내 역사 정체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뉴라이트가 주장하는 역사적 해석은 사회적 갈등과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뉴라이트를 기독교적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재조명하고 신앙을 통한 올바른 역사관을 제시하려는 노력이 포럼으로 모아졌다.
목회자 30여명이 참석해 뉴라이트가 한국사에 끼친 영향을 진단하고 이를 극복할 방안을 논의했다.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은 ‘역사적 관점에서 살펴보는 뉴라이트’를 주제로 한 강의에서 뉴라이트의 역사관과 이를 뒷받침하는 식민지근대화론이 기존 일제 식민사관의 변형된 형태라고 비판했다. 그는 “왜곡된 역사 인식이 국민의 역사 정체성을 훼손한다”고 지적하며 특히 “식민지 침략을 정당화하려는 사관의 영향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 남아 있다”고 경고했다.
윤 전 총장은 “20세기에 접어들어 제국주의적 침략 전쟁이 전 세계를 휩쓸었고 식민지 침략을 정당화하려는 식민사관이 등장했다”며 “우리 민족사관은 이를 극복하는 데 집중해 왔으나 식민사관을 온전히 극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건국절 논쟁’에서도 드러나듯 우리 사회 상층부 지도층 인사 중 일부는 여전히 일제가 심어 놓은 식민사관에 젖어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기독인들의 올바른 역사 인식과 진정한 의미의 신앙고백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신진욱 중앙대 교수는 ‘뉴라이트와 한국 보수의 극우화’ 제목으로 발제했다. 그는 극우를 “민주주의 보편적 가치와 규범을 부정하는 존재”라고 규정했다. 한국교회 일부도 극우에 가담하고 있다고 신 교수는 지적했다.
신 교수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단 종교 공동체 등지에서 극단주의가 분출했다”며 “이를 아우르는 포용적 시민사회단체와 참여자를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주용(연동교회) 백광흠(한무리교회) 목사는 논찬자로 나섰다. 이들은 “올곧은 역사관과 신앙을 회복하는 것이 교회와 사회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