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가 더불어민주당의 제21대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2021년 10월 대선 경선을 ‘과반 턱걸이’로 통과했던 이 후보는 이번엔 90%에 육박하는 압도적 득표율로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국내 정당의 대선 후보 경선 및 당대표 선거를 통틀어 역대 최고 득표율이다. 이 후보는 “압도적 정권 탈환을 통해 내란과 퇴행의 구시대를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당 최종 후보자 선출 대회에서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국민과 당원 동지께서 정권탈환을 통해 새로운 나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 기회를 주셨다”며 “지금 이 순간부터 이재명은 민주당의 후보이자 내란 종식과 위기극복, 통합과 국민행복을 갈망하는 모든 국민의 후보”라고 말했다. 그는 “더 낮은 자세로 정치의 사명이자 대통령의 제1과제인 국민통합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경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진보당이든 보수당이든 관계없이 내란을 극복하고 헌정질서를 회복하는데 함께하는 분들은 최대한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란 종식이 정치 보복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명백한 중범죄자를 봐주는 게 정치적으로 바람직한지 국민 판단에 따를 일”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권리당원과 국민선거인단 득표를 합산한 누적 득표율 89.77%로 최종 1위를 기록했다. 전날 호남권 경선에서 득표율 88.69%로 사실상 본선행을 확정한 그는 이날 수도권 경선에서는 91.54%를 얻으며 ‘어대명’(어차피 대선후보는 이재명)이라 불리는 공고한 대세론을 재확인시켰다. 3년 전의 대선 패배가 경선 과정에서의 내부 분열 탓이라는 학습 효과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심판’ 정서가 이 후보 몰표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정권 교체를 위해 가장 ‘확실한 후보’에게 민주당 지지층의 표가 쏠렸다는 것이다. 2위 김동연 후보는 6.87%, 3위 김경수 후보는 3.36%였다. 이 후보는 지난해 8월 전당대회 당시 역대 최고인 85.40% 득표율을 기록했는데, 이번 대선 경선에서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다만 ‘이재명 대세론’이 본선에서도 계속 이어질지는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 민주당 경선에서 약 90%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보인 것이 보수 진영 결집 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및 범보수 후보 단일화 문제, 이른바 ‘반(反)이재명 빅텐트’ 성사 여부도 대선판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최승욱 기자, 고양=이동환 송경모 김승연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