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모비스 ‘선임 사외이사’ 제도 도입한다

입력 2025-04-28 00:36

현대자동차그룹 주요 계열사가 선임(先任) 사외이사제도를 도입한다. 선임사외이사는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사외이사진이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는 각각 정기 이사회 승인을 거쳐 사외이사의 대표 격인 선임사외이사를 도입한다고 27일 밝혔다. 초대 선임사외이사로 현대차는 심달훈 전 중부지방국세청장을, 기아는 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현대모비스는 김화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각각 선임했다.

선임사외이사 제도는 사외이사의 권한과 역할을 강화해 이사회의 균형과 견제를 탄탄히 하기 위해 마련됐다. 우리나라에서는 비금융권 기업의 경우 도입 의무가 없다. 하지만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는 사외이사의 경영진 견제 기능을 강화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이사회가 보다 균형 잡힌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제도를 도입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금융권에만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의무화하고 있다.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만 참여하는 회의를 소집하고 주재할 권한을 갖는다. 경영진에 경영자료와 현안 보고를 요청하고, 사외이사들의 의견을 모아 이사회와 경영진에 전달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사외이사진과 경영진, 주주 간 원활한 소통도 이끈다.

현대차 등은 선임사외이사 제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사회 산하에 ‘사외이사회’도 신설했다. 이사회 내 위원회를 사외이사 중심으로 구성해 각 위원회의 독립성을 키우려는 취지에서다. 사외이사들은 이사회 개최 전 이사회 안건에 대해 독립적으로 검토하고 논의할 수 있게 됐다.

등기이사 보수 한도를 심의·의결하는 이사회 산하 ‘보수위원회’와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의 사외이사 비중도 확대했다. 현대차·기아·모비스 이사회의 보수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 체제로 전환했고,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는 사내이사 1인을 제외하고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선임사외이사가 각 분야의 높은 이해도와 풍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사회와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