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추’ 꿴 한·미 관세협상, 내달 중순·6월 초 분수령 전망

입력 2025-04-27 18:38

오는 7월 ‘패키지 딜’ 타결을 목표로 하는 한·미 간 통상협상의 분수령은 미국 측 통상 수장이 한국을 찾는 다음 달 중순과 한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참여 여부가 드러날 6월 초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주부터 양국이 관세·비관세 조치, 경제 안보, 투자 협력, 통화 정책 4개 분야에 대한 실무 협의에 돌입한다고 27일 밝혔다. 상호관세 유예 조치가 끝나는 7월 8일을 협상 시한으로 정한 양국은 실무협의를 시작으로 기한 내 일괄 타결을 위한 ‘줄라이 패키지’를 마련할 예정이다.

협상의 첫 분기점은 다음 달 15~16일 제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3주 만에 만나 그간의 협의 결과물을 평가하고 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여부가 드러날 6월 초도 주요 분기점이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6월 2일 알래스카에서 개최하는 고위급 회담에 맞춰 한·일이 LNG 프로젝트 투자의향서(LOI)에 서명하기를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초기 사업비만 450억 달러(약 64조원)지만 불투명한 사업성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정부는 조만간 실사단을 파견해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같은 달 3일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 선거 역시 변수다. 한국은 차기 정부가 협상을 마무리 짓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까지의 의제 설정은 긍정적이지만 향후 미국의 요구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정부에서 발표한 정도의 의제만 논의됐다면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이 정도가 상호관세나 자동차 관세를 낮출 수 있는 제안일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 장관을 주축으로 꾸려진 범부처 방미단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 재무부 청사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그리어 USTR 대표와 2+2 형태로 첫 관세 협의를 했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