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은 2차 경선 투표가 시작된 27일 막바지 표심을 잡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한동훈 후보는 수도권 ‘당심’을 겨냥해 인천과 서울을 돌았고, 홍준표 후보는 서울 홍대거리에서 청년 간담회를 열었다. 김문수 후보는 가상자산 관련 정책 공약을 발표했고, 안철수 후보는 고향인 부산을 찾았다.
한 후보는 국민의힘 인천시당에서 당 소속 시·구의원 및 당원들과 간담회를 한 뒤 서울로 돌아와 광역·기초의원, 경기도의원 간담회까지 차례로 소화했다. 앞서 지난 10일 대선 출마 선언 이후 대구·경북(TK)을 두 차례, 부산·울산·경남(PK)을 한 차례씩 돌았던 만큼 수도권 당원들을 잡기 위해 ‘몰아치기’를 한 셈이다. 한 후보는 인천 방문에서 1차 경선 상대였던 유정복 인천시장과도 차담을 나눈 뒤 “유 시장이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사람들이 이겨야 한다’고 했다. 정책적으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주말 홍대거리(서울 마포구)를 찾아 청년 문제 등에 대해 취재진 및 청년들과 ‘프리토킹’ 형태의 간담회를 했다. 청년 간담회를 통해 국민의힘의 취약 지점인 청년층에 대한 경쟁력을 보여주려는 전략이다.
매일 오전 9시 정책 공약을 발표해온 김 후보는 휴일인 이날도 정책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국민연금·한국투자공사 등 정부 기관들의 가상자산 투자 허용,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거래 허용 등을 담은 가상자산 공약을 발표했다.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인천을 찾아 유 시장과도 면담했다. 안 후보는 모교인 부산고 동문의 날 행사에 참석한 뒤 부전시장과 광안리를 돌며 부산시민들과 만났다.
당원 선거인단 투표(50%), 국민여론조사(50%)로 이뤄진 2차 경선 투표가 이날 시작되면서 주자들의 막판 신경전도 가열됐다. 안 후보는 부산행에 앞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 상대인 김·한·홍 후보를 언급하며 “모두 훌륭한 분이지만 과거를 지향하는 법조인과 관료 출신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할 유일한 후보는 저 안철수”라고 주장했다.
한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 어떤 후보는 자기가 대통령이 되는 평생의 꿈을 이뤄 달라고 했지만, 제게는 꿈이 없다”며 “제게는 여러분의 꿈만 있다. 나라가 부강해지고 여러분 한 분 한 분 행복이 지켜지는 꿈”이라고 말했다. 토론회 등에서 대통령을 ‘마지막 꿈’으로 표현했던 홍 후보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홍 후보도 청년 간담회에서 한 후보를 겨냥해 “내가 여당 대표였다면 계엄도, 탄핵도 없었다. 계엄을 막은 건 (한 후보가 아니라) 192석의 야당”이라며 견제구를 날렸다.
국민의힘은 이날 당원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율이 42.13%였다고 밝혔다. 28일 모바일 투표에 불참한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ARS 투표를 진행한 뒤 여론조사 결과와 합산해 29일 2차 경선 결과를 발표한다.
이종선 성윤수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