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함 내세운 신예 아이돌 잇단 출사표

입력 2025-04-27 18:33
봄을 맞아 청량함, 친근함을 콘셉트로 내세운 아이돌 그룹의 컴백과 데뷔가 이어지면서 가요계에 신선한 활력이 더해지고 있다. 기존 아이돌 그룹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콘셉트면서 동시에 팀 각자의 매력을 살리는 방향으로 독창성을 더해, 가요계가 더 다채로워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량하고 친근한 아이돌 그룹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팝팝’으로 컴백한 그룹 NCT 위시는 특유의 청량함을 무기로 음악방송 3관왕에 올랐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보이그룹들이 먼저 분위기 예열에 나섰다. 지난 14일 두 번째 미니 앨범 ‘팝팝’으로 컴백한 그룹 NCT 위시는 특유의 청량함을 무기로 지난 주말 동안 음악방송 3관왕에 올랐다. 통통 튀는 멜로디에 청량한 감성과 에너제틱한 퍼포먼스를 더한 ‘팝팝’은 사랑에 빠진 순간을 생동감 있게 그려낸 곡이다. ‘팝팝’은 발매 첫 주 108만장을 판매하며 데뷔 후 첫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데뷔와 동시에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로 가요계를 휩쓸었던 투어스는 지난 21일 세 번째 미니 앨범 ‘트라이 위드 어스’로 돌아왔다. 데뷔 때의 풋풋함에 성숙함을 더한 스무살의 이야기를 담았다. 타이틀곡 ‘마음 따라 뛰는 건 멋지지 않아?’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1위에 오르며 인기를 얻고 있다. ‘트라이 위드 어스’는 전날 기준 앨범 판매량 집계 사이트인 한터차트에서 25일까지 총 54만2686장 판매됐다.

자유분방한 모습을 앞세운 키키는 ‘유기농 소녀’란 별명과 함께 대중에 눈도장을 찍고 있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걸그룹들은 기존 걸그룹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청순함에 자연스러움을 더하며, 강렬한 이미지를 내세웠던 선배 그룹들과 차별화하는 분위기다. 올 초 데뷔한 하츠투하츠와 키키는 몽환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매력을 보여주며 대중에게 색다름을 선사했다. 특히 키키는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유기농 소녀들’이란 별명까지 얻으며 큰 인기를 끌었고, 프리 데뷔곡 ‘아이 두 미’는 27일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 톱100에서 18위를 기록 중이다.

이달 데뷔했거나 데뷔를 앞둔 걸그룹들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간다. 28일 데뷔하는 힛지스는 청량함과 청순함, 상큼함을 앞세운 5인조 걸그룹으로, 데뷔곡 ‘사워패치’로 순수하고 해맑은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은 과거 스타쉽엔터테인먼트에서 몬스타엑스, 우주소녀, 아이브 등의 제작과 매니지먼트를 맡았던 김강효 대표가 론칭하는 첫 번째 걸그룹으로도 관심을 모은다.

뒤이어 29일 데뷔하는 UDTT(우당탕탕 소녀단) 역시 소녀들의 활기차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내세운다. 지난해 12월 선보인 선공개곡 ‘리트라이’와는 다른 분위기의 타이틀곡 ‘리얼리 리얼리’로 처음 대중 앞에 나선다.

최근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진 보이, 걸그룹들이 청량하고 자연스러운 매력을 앞세우는 것을 두고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에스파의 강렬한 ‘쇠맛’과 직접 경쟁을 피한 것이라는 시각도, 올해 콘텐츠 업계에서 나타나는 ‘무해력’ 키워드의 유행과 결을 같이 하는 것이라 보는 의견도 있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27일 “유행이 돌고 돌다가 센 콘셉트를 지나 몽글몽글한 콘셉트가 돌아온 것일 수 있다”면서 “대형기획사에서 내추럴한 콘셉트를 지속 노출시키면 대중은 이를 신선하게 받아들이고, 그게 대세가 되는 경향이 있다. 지금의 흐름은 그런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