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폭격·전쟁 지속… 트럼프 2기 ‘혼돈의 100일’

입력 2025-04-27 18:50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2기 취임 100일을 맞는다. 미국 우선주의와 미국의 황금시대를 선언하며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100일은 혼돈의 연속이었다. 트럼프는 동맹과 적성국을 가리지 않는 관세 폭격으로 지구촌을 뒤흔들었지만, 관세의 후폭풍은 부메랑처럼 미국을 먼저 때렸다. 외교 분야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트럼프식 ‘힘을 통한 중재’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미국 국내적으로는 대규모 공무원 해고와 이민자 추방, 대학과의 문화전쟁 등으로 ‘충격과 공포’가 일상화했다.

트럼프발 관세전쟁은 세계 자유무역 질서를 무너뜨렸다. 지난 2일 발표한 상호관세는 무역 상대국들을 경악하게 했다. 그러나 9일 발효된 뒤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트럼프는 13시간 만에 중국을 제외한 교역국에 90일간 유예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비롯한 각국이 협상 테이블에 앉도록 강요했다.

트럼프는 중국과는 보복하듯 관세율을 높여가며 치킨게임을 벌였다. 최근에는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고 있지만 폭탄이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만연한 가운데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졌다.

트럼프가 취임 후 24시간 만에 끝내겠다고 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자신도 휴전에 대한 자신감을 점점 잃어가는 모습이다.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가 전국 유권자 9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25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2기를 가장 잘 묘사한 단어로 응답자의 66%가 ‘혼란스러운(chaotic)’을 꼽았다. 이어 ‘무서운(Scary)’ 59%, ‘흥미로운(exciting)’ 42% 순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29일 미국 자동차산업의 상징인 미시간주에서 취임 100일 기념 집회를 열 예정이다. 그는 취임 100일을 앞두고 진행한 시사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하고 있는 것은 대선 캠페인에서 말했던 것과 정확하게 일치한다”며 선거 공약을 이행 중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타임은 “그의 두 번째 임기 첫 100일은 미국 역사상 가장 불안정한 시기 중 하나로 기록됐다”며 “반대자들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 지도자들, 심지어 많은 지지자까지도 충격에 빠뜨렸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