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대행의 대행?… ‘최상목 시즌2’ 촉각

입력 2025-04-27 19:03 수정 2025-04-28 00:20
최상목(가운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에서 개최된 ‘2+2 관세 협의’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을 마치고 27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그는 앞서 기자단 간담회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설에 대해 “대외신인도 차원에서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낮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뉴시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여부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권한대행 시즌2’가 달려 있다. 한 권한대행이 대권 도전을 위해 이번 주 중 공직을 내려놓으면 법률에 따라 최 부총리가 ‘권한대행의 대행’으로 6월 3일 대선일까지 국정을 책임지게 된다. 대통령·총리직에 경제 사령탑까지 ‘1인 3역’을 맡는 사태가 지난달 24일 한 권한대행 복귀 후 한 달여 만에 재현되는 것이다. 헌정 사상 대통령 파면 후 국무총리가 대선에 출마해 부총리가 또다시 권한대행을 맡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2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최 부총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동행 기자단과 만나 한 권한대행의 사임 및 대선 출마와 관련해 “대외 신인도 차원에서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낮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 출마 시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있다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정치 불안 확대가 한국 경제를 둘러싼 외부 환경에 긍정적이진 않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는 “노 코멘트”라고 짧게 답했다.

최 부총리는 한 권한대행 거취에 따라 다음 달 초부터 시작되는 ‘경제 외교’를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음 달 3일 출국해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한·중·일 및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 재무장관회의’ 및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할 예정인데, 한 권한대행이 다음 달 4일 공직자 사퇴 시한 이전 직을 내려놓으면 해외 일정은 모두 취소해야 한다. 만약 사퇴 시한 마지막 날(4일)에 퇴진할 경우 민항기로 출국한 최 부총리가 대통령급 경호를 받으며 ‘공군 1호기’로 귀국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기재부를 비롯한 관계부처도 한 권한대행 출마 여부에 맞춰 ‘대행의 대행’ 체제를 다시 가동해야 할 수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현실화할 경우 한 권한대행 복귀 후 해산됐던 ‘범부처 업무지원단’도 다시 꾸려질 전망이다. 그러나 내수 침체, 수출 불안 등 경기 대응에 12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까지 산적한 현안에 제대로 대응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차기 정부 출범까지 국정 혼란 최소화가 우선순위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