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알바 때 개발한 제로아이스티 히트… 무설탕 상품성 확신”

입력 2025-04-28 00:08 수정 2025-04-28 00:08
민형기 제로푸드 대표가 23일 경기 안양시의 사무실 벽면에 마련된 사명과 슬로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웅 기자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플레저’ 그리고 느리게 잘 늙자는 ‘저속노화’는 요즘 식품업계의 핵심 트렌드다. 무설탕·무당류의 ‘제로슈거’는 이제 하나의 스탠다드가 됐다. 일찍이 제로 열풍을 직감하고 관련 식품업체를 창업, 2년 만에 20억 매출을 올리게 된 청년 사업가를 만났다. ‘제로푸드’를 경영하는 민형기(30) 대표다.

민 대표를 23일 경기 안양시 동안구에 위치한 ‘제로푸드’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어릴 때 안 해본 다이어트가 없다”며 “올해는 제로푸드 식품으로 저의 다이어트 성공기를 보여드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웃었다.

민 대표의 창업은 2022년 8월 시작됐다. 2년 전 개인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만든 ‘제로아이스티’ 메뉴가 그 카페의 시그니처 메뉴가 되면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당시는 제로콜라 정도의 제품만 출시돼있었을 뿐, 지금과 같은 ‘제로 열풍’이 불기 전이였다. 민 대표는 “헬스장 밑에 있던 카페였는데 헬스장 회원들이 아이스아메리카노보다 제로아이스티를 더 많이 사는 것을 보고 제로슈거 제품 경쟁력이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민 대표는 무설탕·무당류 제품 발굴 및 개발에 나섰다. 제로푸드 브랜드 ‘제로스푼’의 대표 제품 ‘헤이시리얼’은 약 2년 동안 400여회의 샘플테스트를 거쳐 탄생한 결과물이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다이어트용 시리얼을 많이 접해봤던 민 대표는 쉽게 눅눅해지는 시리얼이 늘 아쉬웠다. ‘헤이시리얼’은 곡물 펌핑과 로스팅 작업을 거쳐 바삭함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문제는 마케팅이었다. 처음에는 자사몰과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면서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 그러다 매출이 정체기에 접어들자 사업을 효과적으로 확장할 만한 수단이 필요했다. 대표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은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진입하고 싶어하는 곳이지만, 워낙 거래량이 많기 때문에 노출이 잘 안 될 것이라 생각해 입점을 망설였다. 고심하던 중 마침 ‘판매자 로켓’ 정책이 생겼다. ‘판매자로켓’은 중소상공인들이 상품 입고만 하면 이후의 보관, 포장, 재고관리, 배송, 반품 등 풀필먼트 서비스 일체를 제공한다.

판매자 로켓을 이용하고 ‘로켓뱃지’를 단 제로푸드의 매출은 빠르게 성장했다. 민 대표는 “한 상품으로 2억5000만원 상당의 매출을 기록한 적도 있다”며 “진입장벽이 높다고만 생각했는데 무료 노출 프로모션, 라이브 방송 지원 등 청년 사업가들을 위한 여러 정책이 마련돼 있었다”고 말했다.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건 라이브 방송 지원 사업이다. 라이브 방송의 경우 스튜디오 대여, 쇼호스트 섭외 등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데 쿠팡이 70~80%의 비용을 지원한다. 민 대표는 “신규 셀러들이 시작하기 좋은 노출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민 대표의 올해 목표는 쿠팡을 넘어서 판로를 확대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군대에도 납품하고 있다. 민 대표는 최근 영외마트(PX)에서 닭가슴살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귀띔했다. 구운 대파나 마늘 토핑이 들어간 닭가슴살은 제로스푼의 대표 상품 중 하나다. 쿠키류와 떡볶이 등 신제품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민 대표는 “하루 세끼 식단을 제로스푼 제품으로 알차게 채울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