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클릭 李 전 대표 큰 격차 리드, 대선은 결국 중도 싸움

입력 2025-04-25 01:30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오전 전북 새만금33센터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전북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6·3 대선 가상 양자대결에서 국민의힘 후보들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전부 다 큰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 전 대표가 일련의 우클릭 행보로 중도층과 일부 보수층까지 파고든 반면, 국민의힘 후보들은 여전히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중도층 마음 얻기에 실패한 때문일 것이다.

국민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2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홍준표(52% 대 38%), 한동훈(52%대 36%), 안철수(52% 대 35%), 김문수(56% 대 35%) 후보를 두 자릿수 이상 크게 앞섰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포함된 3자 대결에선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 전 대표는 한 대행과의 양자 대결에서도 53% 대 38%로 이겼고, 3자 대결도 격차가 18% 포인트로 더 커졌다.

이런 결과는 국민의힘이 중도 싸움에서 현저히 밀리면서 예고됐던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일찌감치 민주당의 정체성을 ‘중도보수’로 규정한 뒤 우클릭 행보를 이어 왔다. 이념보다 먹는 게 중요하다는 ‘먹사니즘’을 표방했고, 수시로 경제 활성화 및 친기업 행보에 나섰다.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에서 벗어나 원전을 활용한 에너지 믹스 정책을 내놨고, 보수 인사를 아우른 탕평 내각을 예고했다. 최근에는 보수 논객들까지 자기 편으로 끌어들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선을 40일 정도 남긴 지금도 탄핵 찬성파와 반대파로 나뉘어 설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도 윤 전 대통령과 완전히 결별하지 못하고 있다. 중도층에 잘 먹히는 후보를 뽑아야 하는데 강성 지지층 입김이 많이 반영되는 경선 룰을 만들기도 했다. 이렇게 중도층 공략에 마냥 손을 놓고 있으니 내부에서조차 “이 전 대표가 보수 빈집털이 중”이라는 한탄이 나온 것이다. 한 대행 역시 아직은 유권자들한테 차기 지도자로서의 가능성보다는 탄핵된 정부의 2인자라는 이미지가 강해 중도 확장에 한계를 갖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한 대행이 ‘대선에 출마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 54%, ‘출마해야 한다’가 37%로 나온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대선을 어떻게 치러야 하는지 답이 다 나온 셈이나 다름없다. 어느 당 후보든 지금보다 더 중도층에 다가가는 행보에 나서고, 그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현실성 있는 공약을 내놔야 한다. 양 극단의 지지층과 달리 중도층은 지지하는 후보가 바뀔 여지도 많아 앞으로 후보들 하기에 따라 언제든지 결과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