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쏟아지네…’ 조선 빅3, 1분기 실적 ‘잭팟’

입력 2025-04-25 02:06
국민일보DB

국내 조선업계가 1분기 호실적 릴레이를 펼쳤다. 2~3년 전부터 시작된 고부가가치 선박 선별 수주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HD현대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24일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85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6.3%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5000억원대로 집계됐던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매출은 6조77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8% 증가했다. 순이익도 6116억원으로 216.4% 늘었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의 영업이익은 58% 늘어난 123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조49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늘었다. 오는 28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한화오션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00.9% 증가한 1592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조선업계는 지난 2~3년간 수익성이 낮은 저가 수주를 피하고 LNG선, 군함, 해양플랜트 등 고수익이 보장되는 선종 위주로 수주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왔다. 이들 수주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는 시점이 다가오며 수익이 늘고 있다. 실제로 HD한국조선해양의 조선 부문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의 1분기 매출에서 2022년 수주 선박 비중은 80% 수준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전망도 밝다. 2022년 수주 물량에 비해 2023년 물량 선가가 더 높기 때문이다. 이같은 흐름이 지속되면서 국내 조선사의 영업이익률은 2027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외 여건도 중장기 수요 확장에 우호적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연내 중국 해운사와 중국산 선박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최근 제재가 다소 완화됐지만, 글로벌 선주사 입장에서 여전히 리스크가 적은 한국 조선사를 선호할 공산이 크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미국의 중국 제재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분야는 컨테이너선”이라며 “올해 1분기의 경우 지난해보다 6배 넘는 문의를 받았고, 4~5월이 지나면 괜찮은 수주 소식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국제해사기구(IMO)가 오는 2027년부터 시행할 예정인 탄소세 부과 제도도 친환경 선박 중심의 신조 발주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이미 HD한국조선해양은 1분기에만 친환경 이중연료 추진선 12척을 수주했다. 한화오션은 대만 에버그린으로부터 2조3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