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던 산골 마을이 난데없이 울음바다가 됐다. 마을의 유일한 아이, ‘산이’가 사라졌다. 깊은 잠에서 깨어난 곰신할미는 저 멀리 구름 사이에서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 목청 좋은 암탉을 타고 구름깨비들로부터 산이를 구하러 나섰다. 구름 나라는 시끌벅적했다. 곰신할미의 눈에 산이가 숨차게 도망치는 것 같은 모습이 보였다. 산이를 구한 곰신할미는 쫓아오는 구름깨비들을 바윗돌과 계곡물을 불러와 혼내주기도 했다. 곰신할미를 에워싼 구름깨비들은 소리쳤다. “곰신할미 술래!” 알고 보니 산이는 마을에 놀 사람이 없어 구름 나라로 가서 구름깨비들과 술래잡기를 하고 있던 거였다. 곰신할미는 산이를 토닥여 데려왔고 마을은 다시 웃음을 찾았다.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이야기 같은 동화는 작가가 곰이 누운 배를 닮았다는 곰배령에 갔다가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했다. 둥글둥글 민화풍 그림들은 이야기만큼 정겹게 느껴진다.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