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관세 협상… 최 “美 관심사 경청”

입력 2025-04-23 18:58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재무·통상 장관 간 '2+2' 통상 협의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22일 인천공항에서 출국하고 있다. 최 부총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국시간으로 24일 오후 9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및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상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경제·통상 분야 장관을 앞세운 한국의 범부처 대표단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동편의 재무부 청사에서 상호관세와 비관세 장벽 등 통상 현안에 대한 ‘2+2 협의’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공식 협상 상대가 아니지만 백악관으로 장소를 옮긴 일본의 대미 관세 협상 때처럼 ‘깜짝 등장’할 수도 있다.

‘한·미 2+2 통상 협의’는 24일 오전 8시(한국시간 24일 오후 9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상대한다. 안 장관은 ‘2+2 협의’를 마친 뒤 그리어 대표와 별도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2+2 협의에서는 90일간 유예된 상호관세와 자동차·철강 품목별 관세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거론한 환율 조작, 부가가치세 등 ‘8대 비관세 장벽’이나 농산물 수입 규제도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주목되는 건 트럼프 대통령의 움직임이다. 재무부 청사와 백악관 간 가까운 물리적 거리를 활용해 협의장에 나타날 수 있다. 그는 지난 16일 일본 대표단과 협상 직전 갑작스럽게 자신이 참석한다고 밝혔고, 협상을 마치자마자 SNS 트루스소셜에 “큰 진전”이라고 적었다.

22일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최 부총리는 취재진을 만나 “한·미동맹을 더욱 튼튼히 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러 왔다”면서 “일단 미국 측의 관심 사항을 경청하고 우리 입장도 적극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기재부 산업부 외에 외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를 아우르는 50명 안팎의 협상단을 꾸렸다. 관가에선 이번에는 국방 현안에 속하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다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3일 “미국이 뭘 원하는지 제시하면 우리가 내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내부적으로 충분히 논의하는 과정이 (협의)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이의재 기자,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