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정부 업무 줄이고 테슬라에 집중하겠다”

입력 2025-04-23 18:58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정부 업무를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본인의 정치 활동에 대한 반감으로 테슬라 실적이 부진해진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머스크는 테슬라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DOGE를 구성하고 정부 재정 상황을 안정화하기 위해 필요한 대규모 작업은 대부분 완료됐다”며 “다음 달부터 테슬라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를 완전히 떠나는 것은 아니다”며 “DOGE의 상징적 인물로 남아 우리가 막은 낭비와 부정이 다시 돌아오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가 본업인 테슬라를 강조하고 나선 건 부진한 실적 때문이다. 테슬라의 1분기 매출은 약 193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가량 감소했다. 특히 순이익은 전년(13억9000만 달러) 대비 71% 급감한 4억900만 달러에 그쳤다. 이는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뉴욕타임스는 “탄소배출권 판매 수익(5억9500만 달러)이 없었다면 테슬라는 수억 달러 손실을 입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테슬라는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심적 역할을 맡으면서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다. 머스크는 DOGE 수장으로서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지휘하는 한편 독일의 극우 정당을 응원하는 등 유럽 정치에도 개입했다. 이로 인해 각국 사람들의 반감을 사 ‘반테슬라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지난해 12월 주당 500달러를 넘보던 테슬라 주가는 200달러 초반까지 떨어졌다. 머스크는 “정부에서 보낸 시간에 대한 반발이 있었다”면서도 “시위대는 DOGE가 제거해온 낭비와 사기의 수혜자들”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머스크는 고율 관세 정책에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밝히면서 “대통령이 앞으로는 내 (관세 관련) 조언에 무게를 두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