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24일 국회를 방문해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한다. 권한대행의 시정연설은 46년 만의 일이다. 한 권한대행은 23일 한미연합사령부를 찾아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미 2+2 통상 협의’를 진두지휘하는 동시에 영호남 방문, 외신 인터뷰, 방위태세 점검 등 전방위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권한대행으로서의 일상적 업무라는 게 총리실 설명이지만, 정치권에선 ‘대선 출마용’이라는 해석이 이어졌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한미연합사를 방문해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과 만나 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한 권한대행은 브런슨 사령관을 비롯해 한미연합사 장병들의 헌신과 노력에 감사를 표하면서 한·미동맹이 지속해서 강화·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후 미 2항공여단 헬기 격납고로 이동해 지난 3월 발생한 산불 진화 작업에 참여한 장병 6명의 이름을 부르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그는 자신을 “대한민국 예비역 육군 병장 군번 12168724번 한덕수”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 권한대행이 전통의 한·미동맹 구호인 “같이 갑시다”를 외치자 장병들은 “We go together(위 고 투게더)”로 화답했다고 총리실은 전했다.
한 권한대행은 24일 오전엔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12조2000억원 규모의 정부 추경안에 대한 시정연설도 한다. 연설에서는 민생과 국익을 강조하며 국회의 조속한 처리를 호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일 저녁 시작되는 한·미 2+2 통상 협의와 관련한 정부 입장도 설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 권한대행은 앞서 지난 15일과 16일 기아 오토랜드 광주공장과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를 연이틀 찾았다. 최근 미국 CNN·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과의 인터뷰도 진행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이 공직을 이용해 본인 띄우기를 한다고 비판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한 권한대행이 공직을 남용해 사리사욕을 채우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며 “24일 국회 시정연설은 대선 출마 연설”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라를 망치는 행위를 중단하고, 확실히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총리직을)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한·미 2+2 통상 협의를 마무리하는 대로 대선 출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CBS라디오에서 “70~80%는 (출마까지) 왔다”고 말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