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AI 모델 탑재 전략 변화 생기나

입력 2025-04-24 00:14
EPA연합뉴스

오픈AI가 갤럭시 등 구글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스마트폰에 챗GPT를 탑재하는 협력이 지지부진하다고 밝혔다. 구글이 자사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를 갤럭시 스마트폰 등 기기에 탑재하는 대가로 삼성에 막대한 금액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 같은 방식으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애플이 아이폰에 챗GPT를 탑재하면서 구분되던 삼성과 애플의 AI 모델 탑재 전략에 변화가 생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닉 털리 오픈AI 챗GPT 책임자는 “현재 오픈AI가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부분 중 하나가 배포”라며 “오픈AI가 삼성과의 협상에서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이유는 구글이 스타트업보다 훨씬 많은 자금을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픈AI는 지난해 애플과 아이폰에 챗GPT를 탑재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와는 아직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

이 같은 언급은 구글의 검색 시장 반독점 재판에서 구글이 시장 지배적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하는 행위들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차원에서 나왔다. 전날 재판에서 미 법무부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가 양사 간 금전적 거래에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 구글이 삼성에 고정적으로 매월 막대한 금액을 지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미 법원은 구글이 삼성 기기의 기본 검색 엔진으로 자사 서비스를 설정하기 위해 삼성에 비용을 지급하는 관행이 반독점법을 위반한다고 판결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시리즈가 AI 스마트폰으로 기능하게 된 데는 구글과의 협력이 크게 작용했다. 갤럭시 S25 시리즈에서 AI 기능을 구동할 때 제미나이와 빅스비가 함께 활용된다. 다른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자체 기기만으로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방식을 특장점으로 내세웠다. 갤럭시 스마트폰을 쓰는 이용자는 제미나이의 유료 서비스도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구글은 삼성 갤럭시 S25 시리즈와 구글 픽셀 9 이용자에게 유료 서비스인 ‘제미나이 어드밴스드’를 6개월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퍼플렉시티의 AI 모델을 갤럭시에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구글이 검색 엔진을 독점하려고 시도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AI 서비스들을 다양하게 결합해 활용하는 추세”라며 “여러 서비스를 사용하면 사용자에게 더 나은 결과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제조사들도 여러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